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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밴드에서 울려대는 소음이 성가시고 귀찮으면 꺼 놓으면 될 것인데,
어찌 하는지 방법을 몰라서 그냥 두기도 하고,
그들의 웅성거리며 모여 앉은 모습을 염탐하듯 그냥 두기도 하고....
며칠 전부터 유난히 극성이다.
11월 중순 쯤 전 직장 여직원 모임이 가까스로 소집되었는데
참석 여부를 묻느라 반갑다, 오랜만이다, 축하한다, 보고싶다 등의 뻔한 대화들.
그런 인사들이 영혼 없이 들리는 이유라니?
그들이 궁금해 할 망정 나는 그 속으로 절대 발을 담그진 않는다.
혹여나 살짝 발을 들여 놓았다가는 몇 십분이고
대화의 물결 속에 휩싸여 예기치 않은 상처를 받을까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
대화 속에 전혀 끼어 들지 않으니 도대체 안 되겠던지 후배 하나가 전화를 했다.
그 요란함이 지난지 3일 쯤 되어서.....
"언니는 참석할 거지요? 인원 체크를 해야 되어서, 보고 싶기도 하고."
얼마 전 포천 장례식장에 동행했던 후배,
그녀는 참으로 착해서 모든 사람에게 자신을 별 다르게 드러내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난 아직 그러하지 못한데,
이럴 때, 불편한 심기란 어쩔 수 없이 치유되지 못할 상처로 남아
도지곤 하는 계절병처럼, 꼭꼭 숨어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시간도 적당하지 않았지만, 설레임을 안고 반갑게 만나고 싶지 않은 까닭은
그들을 만나 예전 같지 않은 나로 괜한 위로의 말 듣기 싫은 심정.
물건은 새 것이 좋고, 사람은 옛 사람이 좋다는 말. 어불성설이 되었다.
나와 다른 언어로 소통해야 하는 불편함에 대해
아직 치유되지 않은 병은 어쩜 이대로 내가 떠나는 날까지 완치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우울증 비슷한 증세는 아니고,
굳이 모든 만남에서 그 선택의 여부가 꽤 까다로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들이 나를 별스럽지 않게 보더라도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
아는 사람이 좋게 되었다. 어찌 그런 마음일까 설명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나와 같은 사람이 좋다.
인간의 삶은 어쩔 수 없이 환경에 지배받을 수 밖에.....
그렇다고 서글픈 것은 없다. 그들보다 불행할 것도 없다.
부질없음을 일찌기 깨달은 일,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미처 모르고 지나갈 수 있었던 세상의 이치까지,
혼자서 억지 다짐이라면 어떤가? 이것이 행복이라면 된 것이지.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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