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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쉽게 사는 일.....나의 글 2013. 10. 25. 16:01
새벽마다 배달되는 이 신문은 도대체 쓸 데가 없네.
반듯하게 접힌 채로 현관문 밖에서 다시 바깥으로 내몰리는 처량함이라니....
집안에 들어와 따뜻한 온기라도 느끼게 해주어야 덜 미안할 터인데,
그 신세도 어쩔 수 없다.
신문을 펴 들고 찬찬히 경제상황을 음미할 것인가,
글자 하나 하나를 훑으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가슴으로 느낄 것인가.
시절 또한 많이 바뀌었다. 펼치기 조차 번거로운 것을.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스마트폰 하나면 다 되는 세상.
잉크 냄새 조차 가시지 않은 신문을 차곡 차곡 모아 두었다가
겨우 쓰는 용도라면 야채 다듬을 때나,
그러니 습관처럼 집에서 나올 땐
현관문 앞 천덕꾸러기를 챙겨 나와야 할 밖에.
나라도 집어 들지 않는다면 아이들 중 누구도 바닥에 깔린
그 신문에 대해선 알바 없을테니 말이다.
책상 위, 삐딱하게 던져 놓은 신문에다 머그컵을 얹어 두었다.
일회용 맥심 커피 한 잔 달게 먹으려다가
아뿔싸, 신문을 살짝 밀치는 판에 그만 컵이 아래로 툭 떨어져 버렸다.
기어코 오늘은 신문지가 뿔이 난 게야.
날마다 컵받침으로나 쓰고, 도대체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해서,
흩어진 조각들을 쓸어 내며 잠자코 생각을 했다.
혹시나 불길한 징조일까?
드라마에선 그럴 때마다 늘 유리 그릇이 깨지곤 하지.
우두커니 멍청해질 때가 있다.
연관되어지는 이름이나 기억이 도대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오늘 내가 그렇다. 나른한 봄철도 아닌데 이 추위에 자꾸 졸음이 쏟아진다.
바짝 추워진 날씨로 삭막한 가슴 만들지 말아야 하리라, 주문을 외다
아무래도 나태해 진게야.
게으름뱅이 세입자에게 밀린 월세 독촉을 하는 것도 버겁고, 돈이 없다는걸?
정리해야 할 일들은 수시로 등장했다 사라지기를,
동화 속 하이디처럼 내가 해낼 수 있는 것들만 하며 살기로 하는 거다.
그것이 긍정의 아이콘이라는데,
하기 어려운 것을 붙들고 애쓰지 말아야지.
나는 지금 거만하게 자신하지만 죽을만큼은 못 되더라도
정말 최선으로 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커피가 마시고 싶은데 오늘은 참기로 했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고 종이컵이 싫어졌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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