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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살아온 대로.....나의 글 2013. 10. 24. 18:44
자동차 오일을 갈아야 하는데,
5000 키로에서가 적당하다고는 했지만
하루 하루 미루다 6500키로까지 와 버렸다.
새 차라서 더 일찍 갈아 줘야 할 거라는 사람도 있고,
아직 괜찮다는 사람도 있었다.
늘 아슬아슬하게 곡예를 타듯 공포와 더불어 살면서도
주워들은 이야길랑 적당히 챙겨
결정적 순간에 나만의 느낌으로 해결해야 할 시점을 정하는 걸 보면
맹탕으로 사는 건 아니다.
늘 다니던 카센터,
이제 5개월된 차라 부동액은 3년 정도 거뜬하고,
오일은 5천마다 갈아 주면 되고, 에어콘 청소 한 번 해주겠단다.
가격은 육만오천원.
사람들이 사람을 절대 믿지 말라고 하지만
나는 내 방식으로 사람을 믿기로 했다.
전전긍긍 잔머리 굴린들 머리만 잔뜩 아플 것이고, 결국엔 오십보 백보일 터.....
앞날이 불안 불안하면, 덤으로 사는 세상,
돈벌이가 여의치 않으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나는 지금 고생을 사고 있는 중,
세상 걱정 없을 나이 든 둘째 언니가 며느리 미워 죽겠다며 투정을 할 때엔,
기막혀 내 근심조차 백지가 되어버릴 판에 참 배부른 소리 한다?
덕분에 누구도 미워해선 안되겠다는 착한 얼굴 하나 덤이다.
오늘도 나는 귀동냥 잠깐으로 숙제 하나 거뜬히 해결했다.
할까 말까 그 망설임의 결정은 언제나 찰나에 이루어 진다.
믿기로 하자면
마치 신의 계시가 나를 그렇게 이끄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나의 행복은 배가 터지도록 불어 오를 허풍산이의 그것이 아니라
오늘 적절한 시기에 자동차 오일 하나 갈아낸 안도감이다.
결국 삶이란
살아 있을 내내 구멍난 곳을 떼우다 끝이 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여기 저기 튀어 오를 오락실의 두더지 구멍 막는 재미가
그리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사는 낙 조금은 터득한 것인가?
어지간해서 정해진 룰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각자의 터전.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지. 아는 만큼 살아온 대로.....
그리 해야 별 탈이 안 생기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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