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표현하는 방법이 서툰 나는 혼잣말로라도 그 사람을 향해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케잌 하나를 샀습니다.
그리고 꽃게 3키로도 샀습니다.
참 싸더군요. 1키로에 7천원이라니...
포장마차에서 순대도 샀습니다.
건어물 상점에서 땅콩 등 견과류도 사 들었습니다.
퇴근시간이라선지 재래시장 근처에 차 세울 곳이 마땅찮았습니다.
오늘은 카드로 물건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냥 돈을 막 쓰고 싶은 날입니다.
큰 얘와 막내가 다 모일 때까지 기다리자니 꽤 지루할 것 같아 사 온 꽃게 중 다섯마리는 솥에다 찌고 나머지는 다듬어 놓았습니다.
양념게장을 하려고...
오늘 내가 사온 몇 가지는 모두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들입니다.
자꾸 아련해지는 그 사람의 생일이더군요.
나 편하자고 혼자 난리굿입니다.
막내가 먼저 들어왔습니다.
아직 꿈틀거리는 게 몇마리를 보고 탄성을 지릅니다.
막내는 아빠의 식성 그대롭니다.
삶은 게도 먹고 싶고, 케잌도 먹고 싶은데 언니는 왜 이리 안 오느냐고 성화입니다.
이러다 열두시 넘기겠다.
가요무대가 끝날즈음 헐레벌떡 배가 고파 죽겠다며 큰 얘가 들어섰습니다.
언제나 기분이 좋아있는 막내가
오늘이 아빠 생일이네? 엄마,얼마 후 내 생일엔 케잌 안 사도 돼요. 오늘 함께 하는 것으로 할래요.
무엇이 되었든 나는 오늘 그에게 겸연쩍게나마 표시를 했다.
생일? 없는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하느냐고 큰 얘가 그러든 말든 막내가 화끈하게 분위기를 아우른다.
아빠, 언니들 공부 열심히 하게 해주시고. 성격 좀 고쳐 주시고...
점점 괜찮아 지고 있다. 이 분위기 칙칙하지 않아서 좋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