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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장대비
    나의 글 2013. 9. 13. 12:27

    장대비도 모자라 이젠 천둥 번개까지 둥둥둥,

    한여름 어느날의 그 비처럼 줄기가 굵습니다.

     

    잠자코 누구도 움직이지 말라는 신호 같습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그 자리에서 제발 꼼짝 말고 있으라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시간은 몰라도 이 시간은 꽤 길어 보이기도 하니...

     

    아는 사람 하나가 약소한 선물이라며

    쇼핑백에 담겨진 비누셋트와 식용유셋트를 들고 왔습니다.

    명절이랍니다.

    그리고 겸연쩍은 말 한 마디 덧붙입니다.

    멀리서 들른 길, 내가 아는데 지나가는 길이어서 들렀다고 에둘러 말합니다.

    이 빗속에 웬말입니까?

     

    오늘만큼 감사한 적이 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잊지 않고 선물 명단에 나를 끼워 넣은 그 마음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생각이 난 사람이었을 까닭에.....

     

    예전에 나도 저들처럼

    선물 줄 사람을 줄였다 늘였다 생색 한번 거창했었던 시절이,

    성가시고 귀찮다 투정하면서도 내심 즐겼던 부분이었을 터인데

    우습게 되어졌습니다.  

     

    지금 나는,

    누구의 이름도 기꺼이 떠올리려 애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 때, 다시 1년이 되는 날엔 회복이 될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오고 보니 그렇지 못합니다.

    괜히 장담했습니다.

     

    분명 한가함이 넘치다 못해 음악소리를 달고 살면서도

    다른 시간은 할애할 수 없을

    막막함이 버티고 설 줄은 기막힐 뿐입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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