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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긴장감으로 수면을 취하기엔 이미 틀렸고,
눈 뜨고 밤을 새자니 아침이 걱정되고,
그러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누군가 나를 깨운다. 긴 잠에 빠질까봐 툭툭....
새벽 2시 반, 내가 나를 깨운 것이다.
지난 밤 둘째가 고모 꽃가게에서 놀다 온 흔적 하나,
식탁 위엔 해물 부침개 두 장이 흩어져 있다. 한 쪽씩 뜯다 남은....
이 아침에 나무 젓가락을 양쪽으로 갈라 덥썩 한 입 찢어 넣었다.
축 쳐진 밀가루 반죽 냄새가 기름과 어우러져 비릿했다.
먼지라도 앉을까 쟁반 하나 가져다 덮어 두었다.
늦긴 했어도 부침개에 대한 예의.
귀신을 만나려면 새벽 이 즈음에 기승을 부린다던가? 스피치 강사 이미경의 말이 생각났다.
뒷짐을 지고 어슬렁 어슬렁 에어컨 뒷 쪽에 걸려 있는 십자가를 올려다 보았다.
그저 무심코.....
말을 하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내가 아는 주문은 이것 밖에 없으니,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면서도 뻔뻔하기 이를 데 없는 나,
절박하게 매달리는 것을 자꾸만 잊고 산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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