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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새벽에
    나의 글 2013. 8. 22. 06:03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긴장감으로 수면을 취하기엔 이미 틀렸고,

    눈 뜨고 밤을 새자니 아침이 걱정되고,

    그러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누군가 나를 깨운다.  긴 잠에 빠질까봐 툭툭....

    새벽 2시 반,   내가 나를 깨운 것이다.

     

    지난 밤 둘째가 고모 꽃가게에서 놀다 온 흔적 하나,

    식탁 위엔 해물 부침개 두 장이 흩어져 있다.  한 쪽씩 뜯다 남은....

    이 아침에 나무 젓가락을 양쪽으로 갈라 덥썩 한 입 찢어 넣었다.

    축 쳐진 밀가루 반죽 냄새가 기름과 어우러져 비릿했다.

     

    먼지라도 앉을까 쟁반 하나 가져다  덮어 두었다. 

    늦긴 했어도 부침개에 대한 예의.

     

    귀신을 만나려면 새벽 이 즈음에 기승을 부린다던가?  스피치 강사 이미경의 말이 생각났다.

     

    뒷짐을 지고 어슬렁 어슬렁 에어컨 뒷 쪽에 걸려 있는 십자가를 올려다 보았다.

    그저 무심코.....

     

    말을 하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내가 아는 주문은 이것 밖에 없으니,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면서도 뻔뻔하기 이를 데 없는 나,

    절박하게 매달리는 것을 자꾸만 잊고 산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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