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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다이너마이트 불꽃처럼나의 글 2013. 8. 7. 10:06
이것 저것 세상구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지만
비밀의 화원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꽁꽁 숨겨둔 다락방의 곶감을 손 대면 큰일 날 줄 알고
불필요한 관심엔 눈길조차 감히 두지 않는 이상한 고집이 있습니다.
작년 4월 15일, 남편을 보내고 한 달여는 무슨 생각으로 살았는지...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관심사로 들여다 보았던 것이
컴퓨터 앞에 앉아 오늘의 운세를 아침마다 확인을 했던 것 같고,
그러다 남편을 떠나보낸 사람의 심정은 어떤 것인지 정말 궁금해서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차마 "사별"이란 말을 꺼내기도 싫었을 때지요.
경황이 없던 중에 어떻게 이 곳을 선택하게 된 것인지
지금 생각해 봐도 기억이 안 납니다.
어떤 까페가 나와 성향이 맞는지 어떤지를 구분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급하게 나와 같은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가 우선이었기에
가입한 날부터 내게 이곳은 거의 종교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곳이 어떤지는 잘 모릅니다.
처음엔 어떤 식으로 이 곳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지 어색하고 뻘쭘했지만
하루, 이틀 절박한 마음으로 들이대다 보니
따뜻한 위로의 글들이 물먹은 솜처럼 중량감을 높이더군요.
지금 이토록 슬프지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
나도 저들처럼 슬픔 한자락이야 바닥에 깔아 논들
겉으로는 즐거운 몸짓 하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변해가는 과정은 여전히 내겐 숙제입니다.
지금쯤 나는 이제 큰소리 내어 웃어도 되는 걸까?
여전히 슬픔 속에 잠겨 있어야 떠난 남편을 향한 의리를 지켜내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해 물어 볼 사람이 없습니다.
나와 처지가 다른 바깥 세상의 사람은 도저히 궁금해서 미치겠는
답답한 마음을 알 바 없으니,
이젠 그 흔했던 눈물도 고갈되었고....
그럼에도 어느날,
나와 같은 사람이 응급실에 뛰어든 환자처럼 절박한 모습들을 내보일 때면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이렇게 무뎌진 내가 싫은 이유입니다.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고
정확하게 삶을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막연히 나만 모르는 그 무엇을 그들은 알고 있을 것 같은
불투명한 저 너머를 궁금해 하며....
하지만 모두가 마찬가지 마음입니다.
원인도 결과도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란 겁니다. 알고 보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천국과 지옥은
누구의 탓이 아니라 다 내 탓이기 때문이지요.
어제 하룻동안 서울에만 떨어진 벼락이 1008회라는 기현상을 바라보면서
속수무책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앞날이 암담했습니다.
지독한 불경기에다, 긴 장마..... 어느 것 하나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은 없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침 일찍 출근을 서두릅니다.
수입이 전보다 턱없이 줄어 이미 바닥을 기고 있어도,
그런 두려움은 이제 만성이 되어 익숙해 진 것이고,
제일 먼저 전원을 켜고 파랗게 열리는 이 곳 까페의 열린 목소리가
그나마 나를 살립니다.
바깥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나만의 소통의 통로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며.....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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