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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새 것.....
    나의 글 2013. 5. 29. 16:48

    스마트폰으로 휴대폰 기기를 바꾸면서

    둘째가 저장해 두었던 사진들이 속속 엄마의 카톡으로 보내져 왔다.

     

    예전 어릴 적 새 집으로 이사가면

    화분이나 세제를 사들여 오는 풍습처럼

    한 놈은 집에서 사용방법을 알려 주느라 애쓰고,

    멀리 있는 놈은 부지런히 갖고 있는 것을 퍼 나르느라 애쓰고.....

     

    옆으로 밀어야만 보게 되는 사진들, 그리고 그 풍경들,

    그곳에 생생하게 그가 있었다.

    옹색한 내 핸드폰에는 없던 풍성한 그 모든 것들이

    전파를 타고 훨훨 이 곳으로도 가고, 저 곳으로도 가고

    그야말로 이젠 자유가 되었을까?

     

    한동안 말라 붙었던 눈물 한 두 방울이 샘을 이루며 뚝뚝 떨어진다.

    김범수가 부르는 "하루"를 듣느라 그랬을 수도 있고

    하나씩, 둘씩 옛 것을 더 이상 고집할 수 없는

    색바랜 추억에서 돋아난 스러져갈 직전의 반란인가.

     

    3일째 줄곧 흐린 날씨는 사람을 먹통으로 만든다.

    다시 해가 솟아나지 않는다 해도 그러려니 할 것처럼

    반항심까지 눌러 버린다.

     

    자동차대리점에서 내일 오전엔 차를 갖다 줄 수 있겠다고 연락이 왔다.

    신기하게도 지난 일주일동안 집으로 오가는 일 외엔

    절박하게 차가 필요한 일이 없었던 걸 보면

    미련한 원망을 늘어놓지 않는 이에게

    신은 적당히 분배의 은혜를 베푸는 것 같다.

     

    지나는 누군가는 내일 차가 나온다는 말을 고사 안 지내냐고 묻기도 한다.

    "우린 이날 이때껏 그런 걸 해 본 적이 없어요. 늘 평소처럼 지나갔지요."

     

    변화가 있는 듯 없는 듯 지나는 일도

    내겐 종교의식과 한 가지다.

     

    지루했던 기다림의 연속이었던 날들에

    날이 궂어서 더 좋았다.

    그래서 덜 지루했노라고.....

    내일부터 우린 다시 또 새 꿈을 꿀 것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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