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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도망치고 싶다.
    나의 글 2013. 5. 27. 15:44

    있는대로 엄마의 화를 돋구는 큰 딸,

    병실에 있는 것을 감안해서 될 수 있으면 참으려 했어도

    도저히 안 되겠었다.

     

    할머니가 병문안을 오면서

    재활용비누 한 개, 상추 한 봉지를 갖다 놓았길래

    무겁게 뭐하러 갖고 왔대니?

    혼잣말로 했던 것 뿐인데

    예사로 듣지 않은 큰 아이는

    "그냥 고맙게 받으면 되지 뭘 그리 불평을 하세요?"

    아이와 나의 소통은 거의 불통 수준이다.

    미움과 불편함의 감정이 서서히 걷혀가는 싯점에도 적절한 시간이 필요한 것을,

    작은 아이에 의하면 어릴 적부터 엄마가 혼내면 자기는 바락바락 대들었는데

    언니는 슬그머니 할머니 방에 가 있었단다.

     

    엄마의 일거수 일투족에 시비를 거는 통에

    "내가 이 싯점에 네게 시집살이 할 일 있니?

     그만 좀 해라."

     

    그렇지 않아도 복잡해 죽겠는 일상에 기운이 쭉쭉 빠져

    잘도 버텨왔던 씩씩함에 대한 군기가 예전같지 않은데....

     

    "엄마, 언니 지금 환자니까 그냥 그러려니 해.

     언니는 어릴 때부터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는 사람이었어."

     

    어제 저녁까지는 작은 얘도 언니 편을 드는가 싶더니

    자신에게 그 파장이 밀려오면서 피곤했던가,

    "엄마, 나는 이따 떠나면 되는데 엄마 받아주려면 힘들겠다."

    그렇게 엄마를 위로한다.

     

    자식이라도 정이 떨어질만큼 미울 때가 있다.

     

    작은 아이가 다시 말을 잇는다.

     

    "엄마, 어쩔 수 없어요. 엄마가 낳은 자식이니까 그 감당도 다 엄마 몫 아니예요."

     

    다시 못 올 곳으로 떠난 남편을 불러 오고 싶었다.

    처음으로.......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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