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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마음 둘, 그리고 미안함
    나의 글 2013. 5. 18. 09:21

    그 사람이 살아있다는 일이 왜 신기해야 했는지,

    아니, 그보다 왜 화가 났는지 모를 일이다.

    내 안에서 꿈틀대는 악마가 잠시 심술을 부린다.

    누구는 살아났고, 또 다른 누구는 생을 달리 하고,

    열심히 살아내느라 애쓴 건 다 같을진대

    이젠 운명이란 이름 하에 이글대던 분노가 잠재워질 즈음

    불현듯 그의 등장은 내게서 또 다시 미련을 불러 일으킨다.

     

    죽을 병에 걸렸다는 소문을 들은 이후 1년 5개월만에

    그는 그 때보다 좀 부은 모습으로 멋쩍게 나타났다.

    50 중반의 거래처 사람이다.

    "나 죽다 살아 났어요. 림프종으로 자가이식을 했거든요.

    머리도 다 빠졌었는데 지금 이렇게 다 나네요.

    아직 회 종류는 못 먹고, 항암 주사는 끝났고, 현재는 면역주사만 맞고 있답니다.

    이제 일은 못해요."

     

    기적을 맞이하는 사람은 선택될 만한 우리 모르는 무엇이 있었을까?

     

    - 잘 되었네요. 그래도 항상 조심하세요.  음식 조심하시고....

     

    한 번의 기적을 이루었으니

    그에겐 이젠 죽지 않을 영원한 삶이 보장된 것처럼

    나는 그렇게 부러움으로 한참을 쳐다 보았다.

     

    - 백혈병도 종류가 참 많아요. 우린 보다 힘든 경우였어요.

     

    자책감을 참 빈티 절절 흐르게도 표현 하는 나,  많이 괴롭다.

    제 아무리 운명에 목숨을 걸며 최선을 다했으니

    이만 되었다 변명거리를 만들어 본들 저렇듯 살아낸 사람을 마주하면

    어쩔 수 없는 나는 죄인이 되고 만다.

     

    아무리 아니라고 떨쳐내려 해도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니는 미안함은 무엇인가?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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