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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랑비
    나의 글 2013. 5. 10. 13:20

    몸이 떨어져 있다 해서 반드시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다.
    우리 큰 아이가,

    엄마인 나는 보다 넓은 가슴이 되지 못해서
    내 눈에서 멀어지면 점점 더 멀어질까봐 두려운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 가는 마음을 가진 아이들은
    그까짓 눈에 안 보이는 슬픔이야 충분히 버틸 수 있는 모양이다.

    "엄마는 왜 그렇게 어린 아이 같은 마음이야?
    자식의 장래를 위해서 그것이 먼 날을 위해 좋은 일이라면
    너절하게 쳐진 곁가지들은 과감하게 잘라내야지.
    아빠가 살아계셨다면 엄마는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약간의 자만심에 우리가 살아온 것처럼 살기만 하면야
    무슨 문제가 있을까, 큰 무리가 없을 것이었으니까요?"

    예전같지 않게 자기네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엄마의 모습이
    싫지 않은 기색으로
    부추김에 풍선을 단다.

    이상하지? 눈에서 멀어진 남편보다도 이젠,
    선명하게 자식들이 보인다.
    내 속 몰라준다고 한동안 포악을 떨었던 엄마에게
    한때는 기막히듯 바라보다
    방문을 닫아 걸고 귀도 닫고, 입도 다물었던
    그 아이들이 엄마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맹목적인 집착이라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겠지만
    자연스럽게 선명한 엄마의 일상이 이해되기 시작했나 보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많이 슬퍼질 것 같았는데
    오늘은 견디는 일이 수월하다.

    챙겨야 할 아이들이 많은 것이 내겐 축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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