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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좋은 날엔
    나의 글 2013. 3. 10. 19:12

    다음날 결혼식을 치를 새 신랑에게 아름아빠는 나를 소개하기를

    "아버지와 제일 친하신 분이다. 인사해라."

    물론 나의 남편 세인아빠를 지칭한 것을 알기에

    나는 그들의 사위를 향해 악수를 청했다.

    "결혼 축하해요."

     

    가끔씩 그가 잊혀질까 두려워질 때면

    이렇게 광주 목현동 그들의 집을 찾곤 한다.

    행복으로 가득찬 그들의 웃음을 보면 속이 상하지 않을까,

    여전히 평범한 삶에 빗대어 의기소침해지면 어쩌나

    나를 지극히 걱정해 주는 언니는

     "왜 그들의 잔칫날 맘 안 좋게 갔었냐"고 했지만

    여늬 사람보다도 냉정함을 빨리 찾은 탓인지

    웅성이는 사람들 속에 섞여 호탕하게 웃는 나로 인해

    반가운 사람으로 변해버린 것을...

    이제 그저 속 좋은 아줌마로 인식되고 싶은 욕심이 내게 있기라도 한가.

     

    의좋은 아름아줌마의 여자형제들이 깔깔대며 웃느라 정신이 없다.

    가끔씩 나를 의식해 한마디씩 건네는

    "먼저 간 사람만 가엾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남아있는 사람도 안 된거야."

    그 위로의 말에 더 이상 서러움 보다는

    이제 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로 집약되어 생각하는 나를 발견한다.

     

    이런 날이 올 거란 상상을 못했던 그 때,

    누구라도 한번쯤은 겪어내야 할 시련이라면

    내겐 견딜 여력이 있어 미리 찾아와 주었나보다  

    그리 맘 먹으니 웃을 일도 생기는 게지......

     

    결혼 축의금에 남편의 이름 석자를 크게 써 아름 아줌마에게 내밀었다.

    "세인 아빠가 얼른 먼저 갔다 오라대요."

    - 왜 이렇게 두툼해.  그래 세인아빠가 그랬을 거야.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렇게 사는 일이 잘하는 일이다. 아주 많이....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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