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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낚시에서 잡아 올린 삼치와 갈치.
성당 주임신부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
비늘을 긁어 회로 먹으면 맛있다길래,
잘 드는 칼로 한 마리 회를 떠 봤는데
그 맛이 별로다.
그래서 한 점 먹고는 개운하게 끓인 동태탕에다 .....
그 중 한 마리는 손질해서 성남 어머님께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 것은
쟁여 놓기보다 가장 좋을 때 나누는 일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
살아 온 세월의 애틋함이란,
이렇듯 혼자 맛난 것 먹기 미안함으로 대신 되어지고
좁은 골목길, 닳도록 여나들었던 철대문까지
저절로 걸음을 옮기게 해 주었다.
무상무념으로.....
김장준비를 하는지,
현관 앞에서 쪽파 한 단을 다듬고 일어서던 차에
바리바리 싸 들고 오는 내게 어머님은
"마실 거라도 마시고 가지 그러냐."
잔잔하게 흐르는 물 되어 살기가 처음부터 쉽진 않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많이 쉬워졌다.
2015년 11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