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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타는 사람들.
    나의 글 2015. 10. 12. 15:18

    보다 냉철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자면,

    주변에 들려오는 모든 근심과 걱정 따위일랑 살짝 모른체 하렴.

     

    오만 귀 다 열고 들려오는 잔 관심 모두를 마치 내 걱정처럼,

    한숨 가득한 얼굴을 찬찬히 보던 그가 혀를 끌끌 찬다.

     

    그저 듣고서 흘려 보내라고....

    그렇지 않고선 오늘 이 귀한 짜투리 시간의 행복마저 놓칠 것이니.

     

    마저 하려던 말을 그만 두었다. 

    그의 말이 옳은듯 해서.

     

    며칠간 유난했던 찬 바람 덕분에

    때 이른 겨울을 느끼며, 마음까지 덩달아 가라앉은 기억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이라고 무턱대며 늘어놓지 않은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살면서 한 박자 늦게 반응하는 일은 미련해서가 아니라,

    별 것 아닌 일로 예기치 않은 파문이 일곤 했던 때를 돌이켜 본 때문이다.

     

    일찌감치 겪은 수많은 경험들은 상처나 아픔 이전에

    고마운 훈장들이다.

     

    고작 그런 일 가지고.....

     

    인생이란 큰 그림 앞에서 잔잔히 채색되어질 순간 순간들에 최선을 다 하자.

     

    자나 깨나 골프 이야기 아니면 할 말이 없는 사람처럼

    근래 들어 유난스런 그의 행동이 집착 같았지만,

    그 좋아하는 주제에 어찌 찬물을?

     

    도란도란 마주 앉아

    끝도 없이 나눌 수 있는 이야기 상대가 있음은 예사로운 게 아니다.

     

    "이제부터 요리시간을 줄이고, 식사시간은 길게...."

    - 반찬을 만들어 놔야 먹을 것이 있을 텐데요.

    "아, 상관 없어. 맛 없으면 어때. 푹 삶아서 먹는 것으로..."

     

    마치 정에 굶주린 사람 같다.

    그도 가을을 타는가?

     

    접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 하는 일을 두고 수도 없이 걱정을 했었다.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돈 벌이가 되는 것도 아닌데,

    괜한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닌지.

    과감히 놓지 못하는 것 또한 집착이라 여겼다.

     

    이제껏 쉬어 본 적이 없는 나,

    놀다 보면, 그 하루도 모자란 시간들이라던데.....

     

    역시 아직은 아닐 것 같다.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을 유일한 내 공간이 필요하긴 해.   

    내게서 들려온 말이다.        

     

     

    2015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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