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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은 날...나의 글 2015. 10. 9. 14:55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 예, 말씀 하세요.
"지난 명절에 그레고리오 형제 산소엔 갔는지...."
- 가지 않았어요. 바쁘다 하면 핑계일테고, 그냥 그래서.
" 상관 없는데, 날 지나고 난 다녀왔잖아."
- 여자와 남자의 입장은 많이 다른 듯 해요.
야속하단들,
지금에 충실하기 위한 나의 다짐인 것을.
꼭 갔으면 좋았는지 되물어 확인은 중요치 않았다.
표면으로 드러난 모든 것이 전부가 될 수 없으니.
그저 그가 궁금해 한 것으로 한 가닥 미안함은 후련해지고.....
어쩔 수 없을 우리의 현재다.
지금에사 맘껏 행복하노라,
자만해서도 안 되고 언제나 반 쯤 기쁨과 슬픔을 교차해야만 하는 마음이란.
괜찮으니 어떤 이야기라도 하라지만
맘껏 기댈 수 없는 까닭은
아직 삶에 대하여 뻔뻔하기 이른 탓이리라.
엊그제 편의점에서 다빈이 아이스크림 여섯 개를 사 들고 나오다가
에누리 없는 가격에 놀랐던 것이 생각 나
집 냉동실 빠삐코, 부라보콘 등을 챙겼다.
가는 동안 너끈한 시간이라서 가능한 일.
"엄마, 집에 양배추 있어요? 뭐 좀 해 먹게요."
- 그래? 가는 길에 슈퍼 들러 사 갈께.
중간고사 시험 점수가 지난 번보다 조금 높게 나왔다고 기분이 좋은 아이.
어제는 친구와 점심을 먹고, 영화 '인턴'을 봤다나?
"부인을 잃고, 외로움을 어찌 달래나 하다가 새롭게 직장을 구해 ....
친구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슬퍼서...."
어려도 알 건 다 아는 나이.
풍족하게 먹을 것으로라도 채워줄 수 있다면, 기꺼이.
네가 좋은 날이면 엄마는 얼마나 좋은지 몰라.
2015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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