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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세월이 흐르면 또 무슨 수가 생기겠지!나의 글 2014. 7. 26. 15:16
그저께 저녁엔 죽집에서 나물죽과, 쇠고기야채죽을 사고
어저께 저녁엔 다시 죽집에서 낙지김치죽과, 해장김치죽을 사고.....
큰 얘가 이런 나를 보고 걱정어린 눈빛으로 내게 묻는다.
"엄마, 비싼 것을 왜 자꾸 사와요? 집에 먹을 것 있는데."
그토록 좋아하는 네 할머니 좋으라고 사 왔다. 왜?
불편한 마음 내색할 수는 없고, 속으로만 그리 질렀다.
저리 좋아 들어올 때도 깍듯이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까지 하는 큰 얘를 보면
속상하고 아니꼽지만 배포 큰 내가 참아야지.
고모가 친구와 큰 얘는 시간이 안 맞아 빼고
아래 두 아이와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혼자 계신 어머님을 내 집에 모셔다 놓은 후,
내키지 않는 마음이어도 억지로 나를 위한 수양이려니,
한번 떨어진 정이란 다시 붙이기가 여간 어렵지 않게 되었지만
기본적인 도리라는 것이 마음을 늘 괴롭히지 않던가?
마주 앉기 불편한 시간들을 극복하기 위해 고심했던 마음 고생일랑
이만 뛰어 넘어야지.
그들은 전혀 알 수 없을 속앓이 하느라 속 병이라도 생기면 나만 손해인 것을....
눈 딱 감고 흘러갈 시간들에 또 의지해 보자.
끊어낼 수 없을 인연이라면,
성씨 같은 사람끼리 저리 친분이 돈독한데 내 불편한 마음 하나가 무슨 대수일텐가?
간판으로 또렷이 새겨진 이름 '엄마'는
누가 함부로 빼앗아 갈 수 있는 것도 아닐 터인데.
"죽? 사 오면 좋지! 좋다 마다! 그렇지 않아도 밥통에 있는 밥 먹기 싫었는데..."
심호흡 크게 들이내쉬고 난 뒤,
들어가는 길인데 죽이라도 사 갈까요? 했을 때 어머님이 그랬었다.
참고 살아서 억울했다 하면, 누가 참으랬냐고, 무엇을 위해! 다 니 성격이 못나 그렇지.
시간이 어지간히 지나면 다 잊혀지는 것이 맞다.
애쓰고 살았다는 말도, 닳고 닳아서 빛이 바래고 말
부추겨 알아줄 유일한 사람은 없어진 이제 와서 부질없는 일이지.
그들은 아랑곳 없다. 내 느낌, 마음일랑...
속에 든 마음, 때로는 나도 모르겠는 것을,
누가 알아주리라고 투정을 하겠나?
바람결에라도 흘려 보낼 수 있으면 횡재한 날이고,
쟁이고 쟁여서 묵혀둘 것이라면 또 어쩔 수 없는 것일테고.
애달픈 마음이건, 상처로 가득한 마음이건
세월 흐르면 또 무슨 수가 생기겠지.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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