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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어지는 것들...나의 글 2014. 7. 22. 18:38
떠났다가 올 곳이 있다면 얼마든지 떠나도록.....
여행은 축복이다.
내일 새벽에 갈 거라더니 집 전화벨 소리가 대답이 없는 걸 보니 벌써 떠났구만.
"엄마, 언제 집에 오실 거예요? 아마 그 시간이면 우리 없을 거예요."
막내가 아까 그리 말했었던 걸 잠시 잊었다.
혹시나 신분증을 빠뜨리진 않았나 염려되었는데.
그냥 두자, 어련히 잘 챙겼으리라고.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둘째와 막내의 짐 보따리는 의외로 간단했다.
미리 고모집에 있다가 함께 갈 거라나?
그래, 누구든 맘 맞는 사람끼리 떠났다 오거라.
그 여행길의 동행이 엄마가 아니라 잠시 서운했지만, 누구면 어떠냐?
너희들이 행복하다면......
어제는 더위를 먹은 막내가 토하고 설사를 했었다.
누군가 그러더군.
더위 먹은 뒤엔 익모초가 직방이라고?
사무실 근처 재래 시장에서 익모초 즙 1리터를 한 병에 만 원을 주고 샀다.
쓰디 쓴 맛이 못 견디겠으면 코도 막고, 숨도 쉬지 말고 단 숨에 들이 마셔야 한대서
꼭 그리 하라 일렀다.
막내가 쓴 약을 싫은 내색도 없이 순식간에 받아 들었다.
의외였다.
애를 쓰고 구해 온 엄마의 정성이 고팠었나?
몸이 아픈 것 보다도.....
바래 오던 부모의 마음은 역시 신식보다는 구식이 제격인 것이지.
한숨 푹 자고 일어난 막내의 기분을 개운하게 만든 것은
익모초의 효과가 분명할 거라고 아이들을 향해 몇 번이고 떠들었다.
대단한 엄마 노릇이나 한 것처럼.
아이들이 커 갈 수록 그들 사이에서 내 자리는 점점 더 일부분이 되어지고,
아웃사이더가 되어 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깔깔 거리며 웅성대는 그들 속에 비집고 들어가도 흥이 나는 일은 한계가 있다.
그들은 당연히 요구할 것 많은 자식이고, 나는 책임감으로 가득한 부모이고.
그래서 먼 훗날까지 생각하자면 버거워도 한참 버거운 줄 알기나 할까?
어찌 눈치 챘는지,
자신들을 위해 엄마가 케어할 수 있는 시간이 몇 년 정도인지를 묻는 큰 얘의 걱정은
한없이 기댈 수 없는 엄마의 능력에 대한 불안감이 묻어났다.
"염려하지 말아라. 엄마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인데...."
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은 나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제 나름으로 열띤 삶을 살아내고 있는 듯,
쏟아낼 설움이라면 다 삭이고 있는 중인 것만은 분명했다.
겉으로 보기에 엄마를 더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섭섭해 말자.
부질없는 욕심일 뿐.
움직이는 마음 속에 한 부분 엄마가 들어 있다면 그것이 어디냐?
아이들이 모처럼 기분 좋게 웃는 날이 된 것으로 나는 되었다.
긴 시간이 또 흐른 후에서야 마음을 조금씩 넓히는 지혜를 얻고 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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