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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1월 4일 오전 08:21
    나의 글 2013. 1. 4. 09:33

    2013년 1월 3일 목요일 맑음

    우렁찬 소리를 내면서 수련이가 외출에서 돌아왔다.
    늘 명랑하고 즐거운 얼굴로 들어서는 둘째,
    "엄마, 이젠 다 놀았어요. 내일부터는 공부를 다시 할 거예요.
    더 이상 흥미도 없어졌고,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해 봤으니...."

    듣던 중 반가운 소리를 수련이가 먼저 하고 있다.
    한동안 평소의 수련이가 맞는가 싶게 반항 아닌 반항을 일삼던 수련이였다.
    엄마가 걱정하는 수위를 적절히 파악해서 행동하는 수련이를 바라보며
    내 속에 들어갔다 나왔나?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그럼 그렇지! 우리 수련이가 잘못된 생각을 가질 아이가 아닌 것을...
    우리가 살아온 삶의 밑바탕에, 나와 그의 철저한 세상살이에서 보고 배운 것이 있을테지.

    수련이가 한 달 동안 빵집에서 일을 하고 번 돈은 68만원,
    통장에 그 돈이 입금되기 전에는
    "엄마, 필요한 거 없어? 말해요."
    학원에 함께 다녔던 오빠들에게도 한 턱 쏴야 하고, 친구에게도 밥 한 번 사야하고,,,
    저 얘가 저 돈을 정말 다 써버릴까 걱정이 되었다.

    통장에 그 돈이 입금되기 전에는 이리 저리 쓸 궁리를 하더니
    막상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던지
    빈 손으로 들어왔다.

    "수련아, 네가 번 돈이라 쓸 수가 없지?"

    쟁반에다 소고기무국, 밥, 총각무 볶은 것을 가득 담아 늦은 저녁을 맛있게 먹는 수련이,
    "추운데, 하루종일 밖에서 밥도 안 먹고 왔니?"
    - 엄마, 그냥 공짜 커피 마시고 이 생각, 저 생각했어요.
    내가 그냥 돌아다니진 않아요."

    "수련아, 생각없이 돌아다녀선 안 돼. 항상 행동을 하기 앞서
    몇 번 생각을 해. 내 주장만 하지 말고...."
    엄마가 되어서 믿는다 해도 아이가 하는대로 그냥 두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나는 우리 집의 가장이기도 하고, 엄마의 역할을 정말 제대로 해야 되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아이들과 내가 함께 이루어내야 할 삶의 시작점에서 다짐을 또 한다.
    살아 숨쉬는 한, 매번 다짐을 새로이 하면서 또 시작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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