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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3학년이 되는 큰 딸과 이번에 수능시험 합격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둘째딸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참 맞지 않는 아이들이란 답답함에 부딪쳤다.
(큰 얘의 생각은 이랬었다.
둘째 수능시험만 끝나면 함께 그동안 미뤄뒀던 쇼핑도 하고,
집에서 맛있는 것도 해먹고, 미래에 대해서 의논도 함께 하고....
그런데 상황은 정 반대로,
작은 얘는 무조건 친구들 만나러, 아르바이트 하러,
밖으로만 떠도는 통에 도대체 집에는 밤 늦게야 들어오는 거다.
거기다가 고분고분 하는가? 말 끝마다, 재미삼아 언니를 향해 어리버리 하다는 둥, 과격한 언어를 일삼기를,
큰 얘는 그런 분위기에 적응이 안 되나 보다. 물론 엄마인 나도 거슬리긴 했다.
아빠가 떠난 이후부터일까, 수능시험이 끝난 이후 "난 자유인이다"라 외치는
둘째의 과격함에 주눅들어 어쩔 줄 몰라 하던 큰 얘가
어제는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사주에 대해 풀어놓은 것을 보고
내게 말한다.
"엄마, 내가 오랫동안 수련이와 나에 대해서 분석을 해 보았는데,
도저히 답이 없었거든. 그런데 이 곳에 답이 있네.
어차피 그 얘와 나는 상극인가봐. 자기 고집을 절대 꺾지 않을 운세를 가지고 태어난 것을
말릴 수는 없대. 그냥 내버려 두는 수밖에. 그래서 이제 포기하려고. "
"세인아, 너무 그런 것에 연연하지 마. 잠깐 분위기 전환을 위해 필요하긴 하지만
자꾸 집착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자유롭질 못해. 사사건건 좋은 것보다 안 좋은 쪽을 생각하게 되니까."
"그런데 동생과 엄마는 잘 맞는 궁합이고, 나와 엄마는 절대 맞지 않다는데...."
엄마인 나는 속이 상했다. 마음이 약한 큰 딸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으면 이런 말을 하게 되었는지.
내 의지로 사람의 마음을 좌지우지 할 수 없는 안타까움으로,
아이들 머리가 커 가니까 속상함의 크기도 각양각색으로 확대되어 간다.
그렇다고 행동도 빠르고, 말도 빠르고, 눈치도 빠른 작은 얘를 무조건 혼 낼 수도 없고,
일방적으로 누구의 편을 들어 한 쪽을 몰아부칠 수도 없고,
무엇보다도 사이좋은 아이들로 자라기만을 바랄 뿐인데,
아빠의 부재가 원인이 되었을까?
아빠가 있었어도 이 고민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을까?
1월 1일이 되면서 정식 성인이 되었노라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이 벅찬 희열을 최대한 누리느라 혈기왕성한
이 둘째 때문에 큰 얘와 나는 날마다 이렇게 고민에 빠져 있답니다.
타고난 성격이 저러니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할까?
제재를 가해야 할까?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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