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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마음의 상처는, 그래 삶의 선물이라고....
    나의 글 2014. 7. 13. 16:26

    마음에 남은 상처는 걸러내지 못한 찌꺼끼가 되어 여전히 덜그덕 소리를 낸다.  

    이만하면 다 된 줄 알았었는데.....

     

    미처 쏟아내지 못한채 고여 있는 눈물이어서도 아니고,

    사는 일에 대한 암담함 때문도 아니건만

     

    이보다 더 깊게 숨어들 우물 속이 어딘가 분명 있을 거야?

    아무렴 그렇고 말고.

     

    새로 맞은 사위 자랑에 열려진 입은 다물어 질 줄 몰랐다.  내가 아는 그녀는.

    사위가 결혼 하기 전 모아 둔 돈은 고스란히 비상금으로 남겨두게 하고,

    집부터 시작해서 신혼여행 경비까지 통  크게 대 준 시아버지에다,

    매달 얼마간의 용돈을 자동 이체시켜주기로 약속한 맘 좋은 사위에다,

    어쩌다 한번씩 들러 보면 식사 준비며, 뒷설겆이까지 완벽하게 사위 차지라,

    초등학교 선생인 딸한테 살짝 그랬다나? 

    "시댁에 재산도 많겠다, 사람들도 좋겠다, 무조건 잘 해라. 그래야 너한테 돌아올 것이 많을 것이다."

    했더니, 딸이 하는 말....."엄마,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 우리만 잘 살면 그만이지."

    "하긴,  내가 너무 속 보이는 말을 했나?"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여자는, 

    마주 앉은 여자가 지금 하는 말 그대로 녹음해서 자신의 딸한테

    들려 주어야겠다는 말을 할 때까지 자랑은 그칠 줄을 몰랐다. 

    그 표정이라니, 무아지경이 따로 없을 지경으로

    물론 이 쪽 집의 사위도 그만한 부잣집 아들이 아니라 그렇지

    결코 기 죽을 것 없는 것이

    게 살을 일일이 다 발라줄 정도로 자상하고 세심한 면은 기계로 찍어낸듯

    들어본 바에 의하면 다같이 판박이긴 했다. 

    요즘의 젊은 남자들 추세가......

     

    아들 가진 여자는  앞에 놓여진 고기와 새우만 속절없이 뒤집기를,

    "그래, 아들 있어 봤자 아무 소용 없다니까?"

    참으로 간단했다.  할 말이란 것이.

    나와 또 다른 여자는 아직 거기에 해당될 것이 없어 약간의 추임새만 넣어주면 되었지만,

    참으로 지루한 이 시간,  그 빠르던 시간들이 우선 멈춤이 되어

    사람을 환장하게 만들고 있다.

    빠져나가고 싶다.  그래도 약속한 시간이니 채워야지, 볼 일 있다며 먼저 나갈 수도 없고....

     

    불안정한 마음으로 함부로 사람을 만나선 안되겠다는 생각은

    불완전한 나의 상태를 여실히 드러냈다.

     

    겉보기에만 멀쩡하지, 심리상태는 여전히 모나게 흔들거리고

    참을 수 없는 이질감이 입맛 조차 원상으로 살려내지 못했던 걸 보면.

     

    가속으로 내달려 온 회복에는 뒤늦게 흠집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상처가 된 마음을 치유한답시고 혼자서 마음대로 진단하고 결단 내린 후유증은

    오히려 다시 상처가 되어......

     

    온전한 치유란 없는 것이다.   사람 사이에서 낯선 이방인이 되어질 것이라면

    차라리 골방에서의 침묵을 택했어야 했나?

     

    기다리지도 않는 아이들 핑계를 대는 일은 비겁하다.

    이 곳 주차장에 차를 대 놓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이던지,

    휴일이라 좀 멀어도 딱지 끊을 일 없는 큰 길에 세워 놓은 차를 찾으러 간다 하면 되겠군.

    후식으로 따끈한 레몬차와 팥빙수를 시켜 놓고, 다시 시간 보내기에 돌입하려는 걸

    용기를 내었다.    나는 이만 가 보아야 겠다고.

     

    같은 상황을 겪지 않은 사람에게서 내면의 깊은 성찰을 기대하는 것부터가 무리지.

    그들은 여전히 지금의 평화에 지긋한 만족감으로 안주해 있지만

    나는 이보다 속력을 더 내어 달려가고 싶은 마음인 것을.

    아까운 시간이라도 훌쩍 뛰어넘은 10년 후였으면 좋겠다는.....

    같을 수가 없을 것이다.  허전한 마음이어도 그들의 이야기를 기쁘게 들어주는 고행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어, 그래서 나의 교만함이 고개를 숙이고 겸손해지는 일이다.

     

    조금 더 지나쳐 가 보자.  그 이후엔 어떤 길이 펼쳐져 있을지,

    꽃도 보았고, 바람도 맞아 보았고, 비와 태풍에 흥건히 젖어도 보았고,

    맑은 하늘에 해와 달도 올려다 보았고,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길에 아직 맞닥뜨리지 못한 일이 무엇이 더 있는지,

    그냥 호기심으로......   그것이면 되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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