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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일 오전 10:36나의 글 2013. 1. 2. 10:54
2013년 1월 1일 화요일 밤 늦게 눈
지겹도록 내리는 눈이다.
거리마다 이 하얀색의 빛깔이 벗겨져 맨 몸뚱이 바닥을 드러내기란 좀체 쉽지 않을 듯 하다.
세인이와 수련이의 갈라진 우애는 붙여지기 어려울 듯 하고....
새해 첫 날이니 부지런히 집안 청소를 하고,
"아빠한테 다녀오는 것으로 올해 1년을 시작하자!"
이 당연한 말을 하는데 왜 이리 힘들까?
엄마만의 사람이 아니건만 자식들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꼴이라니...
수련이가 머리가 저리도록 싫어진 세인이는 함께하기 싫다며 우리끼리 다녀오란다.
무엇이 원인일까? 아이들 크는 과정이라 치부하기엔 내 감당하기가 너무 벅차다.
이미 멀리 떠난 세인아빠를 붙잡아 하소연 할 수도 없고.....
막무가내로 자기 주장에만 여념이 없는 수련이가
자식이지만 때로는 지겨울 때가 있다.
"엄마가 요즘 대학에 대해서 무엇을 알아? 알려고 하지도 않잖아.
내가 사범대학에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광분하는 사람은 아마 엄마 밖에 없을 걸?
다 올바른 선택이라고 하는데....."
그래 네가 잘 낫다. 자식 앞 길 막는 부모 되긴 싫고, 네 알아서 해라.
청산유수처럼 자신의 유리한 것을 변호하기에 달인인 네게 무슨 다른 말이 필요하겠나?
그 강함에 지친 세인이의 불편함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언니는 지지리야, 남자 친구도 없고, 한심하게 책상에 앉아서 공부나 하고...."
거침없이 상대를 건드리는 이 자만심은 어디서 오는가?
세게 한번 마음의 충격을 겪어야 하는데.....
사람마다 타고난 성격은 어찌하지 못하나 보다.
슬그머니 둘째 수련이의 행동이 너무 과감해서 의기소침해지는 엄마가 되어 간다.
확 눌러버리려다가 이내 접어버리는..... 내 모습이 잠시 갈 길을 잃었다.
중국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아빠한테도 못 가고 괜히 추운 날 바깥에서 헤매이는 세인이의 자존심을
다치게 할 수는 없어 가만히 전화를 했다.
"세인아, 우리 중국집에 있으니까, 어서 와."
마지 못해 왔다가 이 놈의 수련이의 거만한 말 한 마디에 불쑥 화를 참지 못하고
다시 집으로 가 버린 세인이.
엄마인 나는 누굴 붙들고 이해를 구해야 하나.
성향이 너무 다른 두 아이를 붙들어 놓고 악을 쓰기도 이젠 지쳤다.
이불 속에서 밤새 훌쩍이는 세인에게
"왜 우니?"라고 묻지 않았다.
그냥 "세인아, 울지 마."라고 했을 뿐,
내일이 되면 괜찮아지겠지.
세인아빠의 부재는 이미 익숙해진 광경이 되었고,
이젠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엄마로써 무거운 책임감이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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