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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산에 오르면 마음이......나의 글 2014. 6. 19. 17:54
심란한 마음이 며칠이고 길어질 때엔
한여름의 늘어진 잠에서 이만 깨어나지지 않기를.....
긴 하품 속으로 기어든 시름은 저만치 졸음 뒤로 멀어져 가고
매일 그 시간이면 볼 수 있을 사람 몇몇이 웅성이길래
졸음을 쫓아 덩달아 기웃대는 오후, 무심한 하루가 또 지나가는구나. 혼잣말을 했다.
아쉬울 것도 없이 쉬운 하루여서 다행이기도 하고.
놀이터 옆에 자리한 그늘진 정자의 몇몇 여자들에게
104호 아주머니가 다 식은 감자 서너개를 건네니
"감자는 따끈따끈할 때 먹어야 하는데...."
다들 아무 말 않고 있건만 유독 한 여자가 찍어서 하는 말을?
먹기 싫다는 표현을 그리 돌려서 하는 줄, 어쩜 내게만 그리 보였던 것인지.
다른 사람은 모를 그들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내 눈에 유독 발견되어진 것은
그 둘의 불편한 관계를 괜히 알아버린 죄다.
같은 것을 보고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그러려니,
혼자서만 눈치 챈 것을 같이 알자고 알리는 일은 말아야지.
더운 날씨 중에서도 간간이 부는 바람은 살아가는 위로로,
어제의 무사함만큼을 꿈꾼다. 그 이상은 사치라면서.
이 곳에도 야트막한 산이 있어
산바람이라도 쐬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지만
걸음을 끊은지 하루가 이틀이 되고, 한 달이 되고, 다시 해가 바뀌고.
그것이 바로 어제 일 같은데 어느 새 몇 해가 되고 말았다.
가는 세월의 무심함이야 사람의 힘으로 어쩌지 못하니 우두커니 바라볼 수밖에.
그저 먼 산일 뿐으로..... 산이나, 사람이나 인연은 새롭게 맺으면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다 익숙한 장소였을라고?
그래서 남한산성엘 갔다.
아픈 산 보다야 수월한 산이 백번 나을테니.
한 시간만 돌아도 바깥바람은 한결 시원하다.
다 큰 머리는 딱히 볼 일이 없으면 엄마를 부를 일조차 없이,
그 또한 인이 박인듯 되었지만
나도 마찬가지로 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각자의 할 일만 묵묵히 진행할 뿐,
집에서 함께 밥을 잘 먹지 않아도 반찬은 해 두고,
서로가 투명인간처럼 사는 것도 익숙해지니 잘 살아지기도 한다.
부모 자식간의 관계가 반드시 무조건이어야 하는 일은
이제 내게 있어서 참으로 신기한 것이 되었다.
노력으로 되어 지지 않는 천륜도 있음을......
자식을 향해 내 것이길 바랬던 일은 무모한 소유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어느날 문득 ..... 흐르는 대로 두고 가기로, 내 의지가 무슨 소용이라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려면 아무 것도 가지려 하지 않는 자임을
왜 그런 생각으로 가득차게 되었는지 참 모를 일이다.
이 또한 살아가는 경험의 끝일테지. 되도록 편한 맘을 갖기 위해 약간은 이기심도 더해진.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몫만 챙기자. 자식이 나도 아닐진대.......
산 바람이 시원하게 등줄기를 펄럭이는 순간에 잠깐동안 신선이라도 되었는가?
참 쉬운 결론 한번 내려 보았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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