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크랩] 기억에서 지워진 것들.....
    나의 글 2014. 6. 5. 18:41

    어제 낮에 가락시장에서 사들였던

    열무 두 단과, 얼갈이 배추 한 단과, 크게 묶은 쪽파 한 단을 차 뒷쪽 트렁크에 두고선

    새벽 두시 넘어서야 기억을 하고는 부랴부랴 가지러 갔습니다.

     

    며칠 전에는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들고서 엘리베이터를 탄 것 같은데

    어디다 두었는지 도대체 생각이 안 나더니....

     

    커다란 비닐봉지 속 열무 두 단은 누렇게 뜬채 짓물러 반은 버리게 생겼지만

    이 시간에라도  얼른 해결을 봐야 손해가 덜 할까 싶어 들고 뛰었습니다.

     

    24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낯익은 비닐봉투 하나가

    정 가운데 얌전히 놓여 있는 겁니다. 벌써 이틀 전 일이건만

    누구의 손이 애초부터 닿지 않았던 모양으로 흐트러짐도 없이....

     

    이제사 생각이 났습니다.

    잠깐 내려 놓자는 것이 그대로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만 일.

    줄곧 기억을 떠올렸어도 생각이 나지 않았던 것이.... 

    그런데 나야 그렇다 치지만 그 곳을 오가는 사람 역시 참 대단한 사람들이더군요.

    폭발물이라도 들었을까 치우지 않은 것인지.  무심하기도 해라.

     

    여하튼  정신줄 놓은 벌로,  이 새벽에 시끄럽든 말든

    분쇄기에 홍고추 갈아, 삶은 감자 두 어개도 넣고, 매실청도 넣고,

    쪽파 열무얼갈이김치를 뚝딱 만들어 냈습니다.

    다행인 건 그리 급히 담근 김치가 삼삼하게  잘 되었다는 겁니다.

     

    하다 보니 어디 그것만 하게 되나요? 

    냉장고 청소, 두서없이 담겨진 반찬 제대로 옮기기 등을 비롯해

    막내 등교 전까지 나의 새벽은 고스란히 반납되어진채로.....

     

    그래서 하루종일 비몽사몽입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메모 :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