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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제 우리는......나의 글 2014. 4. 18. 11:10
아무리 뚫어져라, 텔레비젼 화면을 보고 또 보아도
굳은 살이 되어 절대 변하지 않는 구조 인원의 숫자.
아침부터 이제껏 그대로다.
그만 꺼 버릴까? 그래도 그럴 수 없는 것이.....
어제 아침, 처음 속보가 나왔을 때만 해도,
그 큰 여객기가 침몰했다는데,
그 안에 한 학교 학생 전체가 타고 있다는데,
자동차도 백여대가 있었다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배에 탔을 사람이 있었을텐데,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이 기막힐 정도다.
일찌기 알아챘다면, 어찌할 방법이라도 있었을라고?
늘 우리의 생과 사는 이렇게 허무한 마무리로....
을씨년 스런 날씨까지 보태면서 말이다.
그래서 맘이 아프고 아리다. 허리를 펴지 못할 만큼.
구부정한 몸짓으로 노인같은 혀를 끌끌 몇 번이나 찼는지 모른다.
심장이 오그라 들 슬픔으로 머물 통증은 꽤 오래 간다.
다음에 올 그 보다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거대한 파도를 보기 전까지는.....
어제를 그렇게 보내고, 다시 새로운 아침이 되어.
요 며칠이 그랬다.
날씨가 흐려 찌푸둥하면 그래서 우울하다며 울 핑계를 대고,
내 아픔의 어느날을 되새겨 충분한 이유라
기어코 눈물 한 두 방울 찍어낼 우물 삼아 또 퍼 내고,
하지만 한 순간 다 덮어 버려졌다.
지난 슬픔은 그럼에도 지금에 비하면 왜소한 상처 딱지.
지금 것이 이만큼 커져 있으니
잊혀져 갈 그리움은 다른 감사로 승화되어
우리는 충분히 단단하다.
어, 어.... 하는 외마디 소리에. 인간은 미약하기 이를데 없이
순간의 교만에 희생양이 되어간다.
하지만 가해자라고 악마라 몰아부칠 수 없는 안쓰러움까지.
우리는 다 함께 우울하다.
기적을 바랄 때는 한없이 높은 하늘을 꿈꾸고,
곧 눈으로 나타난 현실 앞에서는 그지없을 낙담에 휩싸여도
시간은 그저 멈추어 선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강물 같아서 우린 그렇게 세월의 견뎌짐을 이겨낸다.
먼저가 되었든, 나중이 되었든
우리도 언젠가는 세상과의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될테지.
영원은 이미 없음을 알아냈으니,
마냥 슬픈 울음은 안타깝다.
기꺼이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며 살자.
우리가 일찌기 딛고 선 걸음으로,
의연한 죽음에 반복되이 보내고 맞을 그런 성숙함으로......
먼저 간 그들에게 편안함이 깃들 것을 믿는 믿음 또한 우리의 몫입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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