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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나는 내일 병원에 간다.
    나의 글 2014. 4. 10. 18:37

    언덕배기에 차를 잠깐 세워 놓았더니,

    마을버스가 지나는 자리라고 단속원이 주차위반 과태료 딱지를....

     

    한바퀴 돌아 오다 나의 눈과 마주친 아저씨가 웃는다.

    "그러게 왜 거기다 세워 놨어요?"

    - 아저씨 여기서 취소 해 주면 되겠네요.  저를 봤으니.

    '나는 몰라요."

     

    주차 단속차는 쌩 하니 인정 사정 봐 줄 것 없다는 듯 빨리도 달아났다.

    내가 물러 달라 할까봐.

     

    1년 전에도 이런 기억이 있어, 

    나의 순발력은 구청 주차관리팀으로 직행을 했다.

    이의 신청서 하나 작성하면 봐 주는 것을 일찌기 경험한 바로.

    벌금 4만원이 어딘가?

     

    구청 4층에 가서 간단하게 자초지종만 이야기하면 없던 것으로 해 줄 것을

    부지런 해야 사는 세상은 맞다.

     

    오늘까지만 살고 말 사람처럼 나는 온 종일 정리를 하고 다녔다.

    아이들 먹을 거리를 잔뜩 사고,

    미용실에 가서 파마도 새로 하고....

    그동안 뜸했던 지인도 몇 사람 만나 안부를 묻고.

    이렇게 그냥 사라진들 누가 궁금해 하리라고, 혼자서 차근 차근.

    이 또한 집착은 아닐까? 길게 더 오래 살고 싶은.

     

    단 하루도 편히 쉰 적이 없었던 내게 작은 수술을 빌미로 짧은 휴식이라...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임도 있다.

    밋밋한 일상에 파도 한 번 높게 치고 오를 날!

     

    마취에 취해 모든 걸 잊으리라.

    혹시나 깨어나지 않을까 걱정이어도,

    그 또한 운명이란 말 잘도 써 오지 않았던가?

     

    다행히 금식은 수술 8시간 전부터라니 부지런히 먹을 것을 채워 둬야지.

    그런데 먹고 싶은 것이 없다.

     

    아이 셋을 낳는 동안,

    2박 3일의 병원 신세 잠깐 진 것을 빼면 이번이 처음인데....

    막상 닥치니 겁도 사라졌다. 

     

    그 때도 희망이라면, 지금도 다른 희망이다.

    사람의 마음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눈 한번 찔끔 감고 나면 세상은 언제나 달라져 있었다.

    죽을 것만 같던 고통의 순간도 지나고 난 지금 괜찮아졌듯이.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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