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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지금껏 살고 있는 삶.....나의 글 2014. 4. 9. 10:30
한가하게 가만히 누워 있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대요.
내가 아는 59세 아름 엄마가요.
그 분은 남편 친구의 한 살 연상 부인이거든요.
10년 이상 사 두었던 땅에다 작년에 빌라 여덟채를 지어
시집 보낸 딸에게 한 채 주고,
그래서 작년 이 맘 때 그 집 사위 보고 참말 장가 잘 들었다 했었지요.
분양이 덜 된 몇 채는 그냥 전세를 주고
주택 담보 대출이야 수월찮게 많지만 여차하면 그 곳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케세라세라로 살자 하는 그들 부부이지요.
옛날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그들은...
돈도 별로 없으면서 통 크게 덜컥 땅을 샀을 때도 그렇고,
배짱으로 세상을 사는 그를 두고 남편은 그랬어요. 참으로 무모하다고.
그 때만 해도 우리는 반드시 모여진 돈으로만
무엇을 해야 한다는 고지식한 생각을 가졌었거든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 해요.
그 무모함 속에서도 지금까지 유지 잘 하고 있으니 말예요.
사는 일에 원칙은 없어요. 저래선 안 되는 일이다 비판할 것도 없어요.
저마다 세상의 주인이 되어 지금껏 살고 있는 사람이 대장이지요.
"나도 세인 엄마처럼 혼자가 되면 어찌 살까? 상상할 수가 없더라고.....
나보다 훨씬 젊은 나이에...."
그래서 겸사 겸사 어제 내게 찾아 왔더라구요.
어찌 지내나? 사실 지난 달 부부모임이 있었는데, 그 날 처음으로 빠졌었지요.
마냥 괜찮을 줄 알았지만, 때론 매우 낯설 때가 있었거든요.
그 사람이 가고 한 달도 안 되어,
내게 자기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했던 남편의 친구,
지금 맘 같아선 차라리 떠났다가 왔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아픔에 관한 치유는 대단한 기적을 불러 오기도 하네요.
진작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에 대해,
나만의 인생이라고 처음부터 걷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순간을 건너 뛸 수 있을 방법이 혹시 있을까
다른 사람이 걸어온 길을 훔쳐보고 따라하기도 하나 봐요.
그 때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이 이토록 많이 달라 있는 걸 보면....
조금 전에는 이금희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아침마당을 잠깐 보았지요.
예순 넷의 경상도 아저씨가 함께 여생을 보낼 두번째 짝을 만나러 왔다 해요.
그 전 사람은 일흔 일곱의 나이를 말했어요.
보름 전 토사광란이 나서 죽을 뻔 하다 살아났는데 옆에 사람이 없더래요.
그래서 찾아 나섰다나요? 상대 여자는 그런 솔직한 말이 참 싫을 것인데...
그토록 절실했나봐요. 외로움이란 것이.....
아직 그 나이는 아니지만, 왜 그런 방송이 자꾸 눈이 가는지 모르겠어요.
속물 같이....
봄날은 가고, 다시 오는 것이라지요. 달력에 새겨진 계절을 다 지나고.
사람은 한 번 가면 못 올 것이라서 서럽지만.
흙이 되었다고도 하고, 바람이 되었다고도 하고.
각자의 믿음대로 잘 있다면 좋은 것이고,
잘 있지 못하다면 내 맘 편하자고 열심히 기도라도 하면 좋은 것이고.
무엇보다 내가 좋으면 좋을 세상,
그 때보다 슬픔은 없어야지요.
이 만큼 되었으니.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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