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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마음 가는대로....
    나의 글 2014. 3. 29. 13:22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일찍부터 왔다.

    아직 10시도 안 되었는데.....

     

    며칠 전 우유가 남았느냐,  얘들이 요즘은 덜 먹는가 보다며

    겸연쩍은 웃음이 안쓰럽다.

     

    사실 반드시 필요해서 사는 것보다

    팔아주기 위한 목적이 더 큰 것이어서 이 어려운 시절, 아주머니에게 나는 큰 고객이다.

     

    " 오늘은 왜 이리 일찍 오셨어요?"

    - 응!  남편 환갑이야.  그래,  점심 때 음식점에서 조촐하게 먹기로 했거든.  자식들 빼고,  형제들끼리만.

    " 예."

    - 장사가 아주 안 되네!  좋은 시절 다 갔나 봐.

     

    아주머니 꼬리를 따라 가 무엇이라도 사 주어야겠는데, 

    오늘은 정말 필요한 것이 없다.

     

    부부가 함께 있으면 격식 차릴 것이 참 많겠구나, 잠깐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니 나름 한갓지게 산 시간들이 꽤 되었다.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어 잘라 내고, 외면하고....

     

    억지로 마련된 사람 노릇은 거기서 끝이 났다.

     

    홀연히 자유분방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이라도 되고 싶었나?

     

    자연스레 멀어지는 이방인으로,

    들려오는 소식일랑 바람결에 감정 없이 흘려 보내고

    이 또한 익숙해지니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습관도 길들이기 나름인 것인지.

     

    끈끈하게 핏줄로 엮여진 작은 동맹국, 그들 또한 필요에 의한 것으로....

    쓸모가 없을 시에는 남처럼 멀어진들

    서운타 말 할 순 없는 일이다.

    사람으로 맺어진 관계 또한 세상 이치대로 흘러가게 두어야 수월하다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없어졌다면 그래야 맞다고들 했다.

     

    내 솔직함까지 거스르며 착한 마음이라?  참 어려운 마음이다.

    그래서 쉽게 쉽게 사는 삶을 택하라고들 하지.

    마음 가는 대로,  내 편하자고 지어낸 억지인들.

    내가 그러하면서도.....   아닌 척 변명이라니.

    그럼에도 맘 편해질 유예기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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