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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반쪽 사랑나의 글 2014. 3. 31. 10:34
습관으로 길들여 지지 않은 사랑은 무의미하다.
천륜이어도, 노력으로 되어질 것이 아닐 바에는....
도망을 친다.
머리로는 충분히 가능한 일들이 가슴에서는 거부감으로 가득해서.
사골국, 콩자반, 무말랭이 무침, 햄 등등을 냉장고에 채워 놓고
말끔하게 빈 통을 엎어 둔 채로,
아이들은 이렇다 소리도 없이 TV만 시청하고 있다.
분명 또 고모가 다녀갔을 터인데,
집착일까? 사랑일까?
건너뛰듯, 징검다리 사이에서 나는 숨을 멈추었다.
그들이 나를 이해하는데 잘못된 오해,
나란 사람, 살림을 전혀 못 하는 무지랭이던가,
나를 지독히도 염려하는 사랑 중독자이던가.
내 자식들을 끔찍히도 염려하는 것은 좋은데,
그나마 남은 사랑, 그만 좀 탐내시오.
나 좀 살도록....
이게 무엇이냐는 말 또한 생략하기로 하며 산 지 꽤 되었지.
무언의 눈짓도, 간헐적인 놀라움도,
내 살림살이에 다른 사람이 끼어든 묘한 이질감, 어찌할 수가 없다.
물기 빠진 플라스틱 통을 거두어 내서 한 쪽으로 두었다.
알람 소리에 의지해 아침을 맞는 것은 아니지만
깨어나 스마트폰의 시계를 보면 신기하게도
늘 네시 오십팔분을 가리키고 있다.
내가 이 집의 주인임에도 낯설은 손님이 되어,
그들이 남겨 둔 흔적은 이토록 불편한 마음을 만들곤 한다.
오래 전 락앤락 유리 통에 알맞게 잘 만들어진 무말랭이 김치를
다른 통에다 담았다.
나의 것은 사무실 청소 아주머니에게나 갖다 주어야 겠다.
어느 쪽이 더 귀하고, 맛난 것인지는.....
이 곳에도 나의 것은 없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그들의 참견은 너무 깊다.
내 집에서도 그들의 그림자는 오후의 느린 어느날처럼 길기도 하다.
그냥 좀 내버려 두지.
정말로 나를 위함이라면, 마음으로부터 좀 멀어져 갔으면....
이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하면 될 것이라 하지만,
그조차 어려운 내 속내를 알 수 있을 사람은 없다.
나는 나라서... 그들이 내가 될 수 없는 까닭으로.
꽤나 까다로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둥글게 둥글게 세상, 뭐 그리 어렵게 살 거 있나?
그래도 어려운 건 어려운 것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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