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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나의 글 2014. 3. 13. 12:40
봄 쑥 한 봉지를 바구니에 담고,
그것만 사자니 서운해 다시 냉이 두 봉지를....
사실 번거로운 것이 냉이 다듬기라서 몇 번을 망설이다
그래도 봄 분위기 제대로 내려면 쑥만 가지고는 부족한 데가 있긴 해.
혼자서 그렇게 중얼대다가
"그냥 걸었어 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그런 유행가 가사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딱히 작정하고 들어온 길도 아님에 순서가 뭐 중요한가?
이제부터 의미는 두면 되는 것이지.
얼갈이 배추도 2단 사고, 브로컬리도 사고, 생밤 깎아 놓은 것도 사고,
귤은 끝물인지 시들시들해서 사람들이 거들떠도 안 보길래
덩달아 모른체, 사람의 심리란 몰려 있는 곳에 두기 마련이다.
사과 코너 쪽에 유난히 사람이 많다.
기웃댈 심리, 충분하게 세일을 한다니.
그들 틈으로 비집고 들어 사과를 골랐다.
비닐봉투를 뜯어 표면이 반지르한 것보다 꺼끌꺼끌한 놈으로 열 개를.....
깊은 맛은 아마도 그 쪽이 더 할 것이야.
내리던 비는 이만 그쳤으려나?
조급한 마음 조금씩 내려 놓으니, 숨통이 트이긴 했다.
다들 숨 죽이고 사는지 바쁜 전화도 잠잠하고,
핑계김에 쉬어간다는 시절에 따른 변화 또한 받아들여야지.
잰 걸음도 모자라 뛰기까지, 반드시 그리 해야만
내 주어진 삶에 덜 미안할 줄 알고
그렇게 몰아쳐 뛰어댔다.
가쁜 숨 잠깐씩 쉬어도 주어야지. 내가 나에게 가혹할 이유 어딘가?
누가 훈장이라도 준다면 무엇하게.
결국 나로만 남을 인생!
헛헛한 마음 쌓이고 쌓여 독이 될 외로움.
아득한 미래에 대한 긴 숙제다.
계산을 마치고,
종량제 봉투를 용인 것으로 할 까요? 성남 것으로 할까요?
그렇게 묻는 계산원을 빤히 쳐다 보았다. 또 다른 생각을 한 것이다.
이 삶 조차 남의 것인양 취급하는 습관으로....
어느 것도 내 것을 만들 수 없게 되어 버린 탓.
"성남 것으로 넣어 주세요."
이제부터 무조건 덤으로 사는 세상이다. 나는 구경꾼이다.
그리 생각하면서 사니 참 수월하긴 했다.
가끔씩 아이들과의 불협화음이야 내 의지로 되는 것은 아니어서
어쩔 수 없다 치고.
방관자처럼 보여도, 부모란 이름이 그렇다.
인턴 면접을 보러 간다고 서두르는 큰 아이에게
며칠간 데면데면 서로가 부대꼈다 해도
오늘, 무슨 옷을 입고 갈 것인지, 몇 시에 갈 것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내 뱃속으로 낳은 자식임에......
또 그리 흘러가는 것이다.
티 없이 잔잔함은 참으로 재미없을 삶일지니.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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