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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남편 복이 없는 여자는 자식 복도?나의 글 2014. 3. 7. 10:15
또 야쿠르트 아주머니다.
바쁜 중에 들어와서는
"저기 어느 집 여자는 진작에 이혼을 해 딸 둘과 살고 있는데,
서른이 다 되도록 돈도 안 벌고 엄마 속만 썩인대.
참 이상하지? 남편 복 없는 여자는 자식 복도 없는 걸 보면...."
순간 정적이 흘렀다.
생각없이 떠든 말인 줄 알지만, 동조할 수 없는 부분으로
아주머니를 외면한 채 다른 말을 빨리 했다.
변비에 좋은 음료 두 병만 달라 하면서.
물론 내게 한 말은 아닐 테지만.
그런데 신경이 쓰인다. 잠깐 얹짢아 지기도.
"아주머니, 저 일 보러 나가야 하는데요!"
그런 말을 하든 말든, 대범하기가 아직은 어렵다.
사람의 꼬리에 달라 붙어 물어내는 말의 억지란
지어내기 나름일 것이지만
곰곰히 긴 생각일랑 접어 두자.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하나, 둘이던가?
남편 복으로 살아야만 잘 사는 것인줄, 누가 그러던가?
어느 우화 속 아이처럼 나는 내 복으로 사는 것을......
각자의 인생을 반드시 하나로 묶어 둘 혼선에서 벗어나고 싶다.
슬프지만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그가 떠난 것 또한 아니듯
운명 또한 누구의 탓이 아니라, 자신의 것으로.
모두가 내게서 비롯된 것이라 두자.
이번엔 그보다 젊은 20대 후반의 여자와 이야기를 하다.....
큰 아이가 대학 4학년인데,
잠시 휴학을 하고 진로를 어느 쪽으로 잡을지 고심 중,
아이와 많이 부대낀다 했더니 자식 키우는 일 걱정이 많겠다면서,
"아빠는 뭐라는데요?"
- 예, 얼른 졸업해서 시집가는 게 가장 좋은 일이라 하죠. 성공을 한다 해도
무엇을 얼마나 할 거라고."
거짓말 중에 가장 하기 어려운 거짓말, 많이도 능숙해졌다.
이전엔 말을 거를 줄도 몰라, 있는 그대로 얘기하곤 했었는데.
시간이 지났다고 그러기도 싫어졌다.
위축되어 살기 싫은 위선이지만, 그리 말을 해 놓고 심호흡 한 번 크게
이런 나, 큰 잘못은 아닌 것이지.
선의의 거짓말은 누구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니....
스스로를 다독일 뿐.
그럼에도 조금은 떨리긴 했다. 거짓말은 잘못 된 것이므로.
이 나이 먹도록, 소심한 구석이 여전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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