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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예외 없이 가야 할 길....나의 글 2014. 2. 2. 14:40
아이들 셋이서 깔깔 거리며 무사 귀환을!
손에 들려진 종합선물셋트 하나, 케잌 하나.....
선물셋트는 아가씨 집에서 들고 온 것,
케잌은 조카의 빵 집에서 외숙모의 생일이라고 주인도 없는데 알바생이 챙겨준 것.
어머님은 기어이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여든 여섯 쯤 되면, 예외 없이 가는 길은 없는 것처럼
결국 어머님 또한 내 엄마의 수순을.....
철없는 막내는 칠순의 큰 고모네 가족은 세뱃돈도 안 줄 거면서
나이는 왜 묻고, 고등학교는 어디로 가게 되었느냐를 왜 묻는지
정말 짜증이 났다고 투덜이가 되었다.
요양병원에서 명절을 맞이한 어머님은,
꿈꾸었던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제부터는 과거가 된 내 슬픔이 문제가 아니라
바쁘게 터져나올 곁가지를 정리해야 할 때,
핑계는 모두 아들이 떠난 후로 집약되지만
영원히 살 지 못할 우리의 늙음이 원인인 것을.....
그것을 잊은채, 안타까운 사연을 탓한다.
다시 우왕좌왕하지 말기를,
한번 겪어낸 일이니 되도록 쿨해지기를 다짐하고, 또 하고.
아이들이 한달 요양병원비 백만원을 말한다.
"그래서, 고모가 낼 거라니?"
- 당연하지. 딸인데 내야지.
"글쎄, 그렇진 않을텐데. 복잡해졌다."
- 뭐가 복잡해요? 외할머니 때하고 같겠어요?
"외할머니 때가 어째서? 예외인 집은 역시 없어. 끝은 늘 이렇게..."
씁쓸한 웃음 혼자 웃고 말았다.
냉랭한 가슴은 의미를 두지 않고, 이 다음에 벌어질 어떤 일일랑
닥쳐지는대로 주섬주섬 해결하면 될 뿐이라고.
섣불리 끼어들지 않기로 했다.
아직은 고모가 하는 대로, 옳고 그른 것이 어디 따로 있던가?
사람들 마음이란 그러고 보니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더군.
때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
그럼에도 본연의 진심으로 평정을 찾기도 하면서.
그 사람이 있었다면 무척 복잡할 세상
그런대로 단순하게 되어진 것만으로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부정적인 시선은 분노를 솟게 한다는 걸 잠시 잊었다.
남편과 함께 서럽게 부대꼈던 상처 또한 깨끗이 사라진 줄 믿었다.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때마다 꿈틀대고 튀어 오르는 트라우마는 어쩔 수 없게
복잡한 생각으로, 어머님을 만나야 할 시간이 이보다 더 늦게 되더라도
미련 또한 안 남도록 우리집 아가씨, 참 잘도 해 나가고 있다.
아이들은 그저 단순하게 눈에 보여지는 것으로 선과 악을 판단하는 것을
그래서 무조건 좋게, 좋게 말하는 것 또한 나의 기술이 되었다.
분노는 아무도 안 들키게 혼자서만 지르는 것,
단지 아가씨의 마음이 지속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으로
그것이 정말 진심이었으면 좋겠는데,
왜곡된 심정으로 바라보는 나의 이름은 며느리.
독한 마음이 되어 아무 때나 나서지 않을 것을 맹세하고 만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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