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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이런 벙개도..... 애수의 소야곡
    나의 글 2014. 2. 3. 13:15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요~만은 눈물로 달래 보는 구슬픈 이 밤

     고~요히 창을 열고 별 빛을 보면 그 ~누가 불러 주나 휘~파람 소리....."

     

    목청껏 소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노래방에서 뜬금없이 이 노래를.....

     

    언젠가 67세의 배우 윤여정이 살아볼 만한 세상이라 했었다.

    그 나이까지 아직 시간이 충분하다.

    앞으로 살기 위해서라면,  스스로를 어둠 속에서 꺼내 올 연습은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일.

     

    노래 한 자락에 시름 하나 날릴 수 있다면, 

    혹여나 부대끼더라도 허허대며 쉬운 세상이라 바람결에 실어 보낼까!

     

    아침고요님은 긴 연휴, 진주에서 인천 본가로 차례를 지내러 왔다가

    무료하고 따분해서 막 돌아갈 참이었는데,

    방배동 큰댁 설렁탕집에서의 급작스런 혜인언니의 소집.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핑계거리 하나 제대로 만났다.

    넋두리나 잔뜩 늘어 놓고 꼬리 내리기 일쑤인 김민자님의 생일이라니....

     

    모일 핑계,  타이밍 기막히다.

    물 만난 고기가 되어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아침고요님을 비롯해

    운선님, 아리님, 사과나무님, 바다와플룻님, 혜인언니, 초록언니, 글라라님, 송미님, 그리고 나.

    낯선 사람이었어도 자주 보니 다른 내가 되어 있다.

    신기한 일이지?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작년 연말 그 자리....

    잠시 시간은 멈추었다가 어김없이

    감자탕의 질긴 우거지를 탓하며 그 때 보았던 그 얼굴들을 확인했다.

    오늘도 아침고요님의 자리는 맨 구석, 등을 기대어도 무방한 자리에 앉아

    오래 되다 보니 이런 저런 사연도 많다고 한바탕 웃음을 만들어 낸다.

     

    시간 나면 바닷가에 앉아 플룻을 분다는 바다의 왕자님이

    그렇잖아도 모임의 젊은 피가 필요한 판국에

    글라라님과 송미님을 보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줄 알았다는 엄청난 망언을....

    아까운 청춘 40대를 감히 50대와 구분을 못하느냐며 광분한들 무엇하나?

    아직은 꽃다운 40대가 이해하고 넘어가야지.  송미님과 글라라님이 넉넉하게 맘을 먹었다.

     

    우연찮게,  정말 우연히 만난 우리였어도 다행스러운 건

    아무리 봐도 후진 사람들이 아님을 확인하며

    자뻑에 빠져 한바탕 기분 좋은 웃음을 웃고

    더불어 위로를 자청한다.

     

    우리가 머문 이 곳은 천국이다.  너의 마음을 내가 알고,  나의 마음을 네가 이해한다니....

    그럼 되었지.  

     

    어려운 마음이어도 수월하게 이끌다 보면 또 그리 풀리기도 하는 것을

    세상은 내 마음대로 끌고 갈 수 있게 되어 있지 않단다.

    누군가의 위로와 힘이 합쳐져 성공신화를 이끌 듯이....

    그럼으로 내게 성공했단다.   오늘.

    긴 시간 안 들이고, 단 시간에 이런 자리 만들어진 것을 일컬어

    우리의 아리님이 던지는 장난스런 멘트,  참 기분 좋은 말이다.

     

    심오하다,  정말 심오해서 감히 어떤 노래를 부를 것인지 묻지도 못하게....

    한참을 심각하게 분위기를 잡더니 윤수일의 아파트를 부른다.

    바다와 플룻님,  자기만의 세계에 온통 취해 있지만, 

    주변을 불편하지 않게 하는 순수함은 여전했다.

    언젠가 바다에 가면 플룻을 들려줄 거라는데, 

    살만한 세상이라는 말 자신있게 하려면 아직 멀은 나이의 우리들이니 기회는 늘 열렸다.

     

    보다 연장자인 세 분이 나란히 정자세로 앉아 편하게 노래를 부른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곧 우리의 미래가 될 노래.

    먹먹한 가슴으로 홀로 부닥쳐야 하지만

    이처럼 위로해 줄이 누구라도 곁에 있다면 허덕이며 암울한 생은 그만이겠지.

     

    노래방 곡 번호 잘못 눌렀다고 얼굴은 세련되었는데,  구식이라는 말을 들었던 글라라님

    카펜터스의 Top of the World로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마지막 장식을 이끌어 냈다.

     

    한동안은 뒷걸음질 쳐 되돌아 올 것을 가능하리라 믿던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갈 수록 별 수 없을 순리에 적응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우리끼리만 아는,  다른 사람은 절대 모르는 삶의 그래프가 원만해지기를

    큰 욕심을 부리는 것도 없이 다만 그 소박함을 꿈 꿀 뿐이다.

     

    무작정 귀한 저녁 시간을 할애해 주신 분들께 감격의 눈물은 그만 접고

    이수 지하철 역에서 방향 감각까지 잃어가며 헤매이길 30여분,

    내게 다가온 이 기쁜 순간이 정녕 꿈이 아니길.....

     

    웃고 떠드는 중간 중간,  우리에게서 발견한 묘한 습관이 있다.

    "오늘 눈물 흘리지 않았지?" 

    그렇게 이끌리는 힘에 의해 오늘도 살아가는 것을,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 또 만들 수 있도록 적절한 타이밍 잘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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