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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미움
    나의 글 2012. 12. 17. 15:57

    검디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내 앞을 스쳐지나다 멈칫 멈칫 뒤를 돌아본다.

    이젠 몸이 무거워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건만, 

    작년 봄부터 사무실 주위를 맴돌며 눈을 마주치기를 몇 번이던가.

    "참 명도 길다. 저 고양이는....."  나는 저 고양이가 싫다.  남편보다 오래 살아있는 고양이가....

     

    그와 함께 있었을 때 그랬었다.

    사무실에 고양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고,  쓰레기통 뒤져서 어지럽히면 큰 일이니까.

    그렇게 염려스러운 고양이는 지금껏

    둔한 몸을 이끌고 이 골목 저 골목 먹이찾아 어슬렁거리며  삶을 연명해가는데...

     

    야박한 마음으로 나는 고양이의 출현을 불편해 했다.

     

    그런데 오늘은 힐끔거리며 가던 길을 멈추고 나를 바라다 보는 게

    많이 안쓰럽다.

    고양이의 몸도 예전같지 않은가 보다.

     

    미물인 고양이도 생각을 할까?

    내가 불편해 하는 분위기를....

     

    내 남편보다 더 오래 살아있는 이가 비단 고양이 뿐만은 아닌데,

    만만하다 해서 고양이를 미워해선 안 되겠지.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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