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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디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내 앞을 스쳐지나다 멈칫 멈칫 뒤를 돌아본다.
이젠 몸이 무거워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건만,
작년 봄부터 사무실 주위를 맴돌며 눈을 마주치기를 몇 번이던가.
"참 명도 길다. 저 고양이는....." 나는 저 고양이가 싫다. 남편보다 오래 살아있는 고양이가....
그와 함께 있었을 때 그랬었다.
사무실에 고양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고, 쓰레기통 뒤져서 어지럽히면 큰 일이니까.
그렇게 염려스러운 고양이는 지금껏
둔한 몸을 이끌고 이 골목 저 골목 먹이찾아 어슬렁거리며 삶을 연명해가는데...
야박한 마음으로 나는 고양이의 출현을 불편해 했다.
그런데 오늘은 힐끔거리며 가던 길을 멈추고 나를 바라다 보는 게
많이 안쓰럽다.
고양이의 몸도 예전같지 않은가 보다.
미물인 고양이도 생각을 할까?
내가 불편해 하는 분위기를....
내 남편보다 더 오래 살아있는 이가 비단 고양이 뿐만은 아닌데,
만만하다 해서 고양이를 미워해선 안 되겠지.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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