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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마음으로 전해지는 진심을.....나의 글 2014. 1. 21. 14:38
세상이 막막한 여자는 그 남편을 보고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를 수가 없어서
만만한 공장 기계를 붙잡고 소리쳐 울었단다.
명치 끝이 얼얼해 고춧가루 든 음식일랑 등진지 하도 오래 되어
심심한 나물만 먹으니 사는 낙 조차 바닥인데
가끔씩 들러 바깥 이야기 떠들어 대는 내가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그런 눈치도 모르고 내 서운함만으로 마음 둘 곳 잃었노라
어찌할 줄 몰랐었는데.....
때마침 길을 막고 선 함박눈이,
마주 오는 제설 차량으로 잠시 멈추어 선 순간이 그 집 앞이었다.
지금은 괜찮으려나?
이렇게 되고 보니 눈치밥만 늘었다.
빈 손으로 들어서기가 영 어색하여도 밀린 이야기 보따리 풀어 놓다 보면
그간 서운함 봄눈 녹듯 사르르 풀릴 것을.
이야기는 하던 끝이어야 가능하지,
생판 모르는 이에게 이어가기란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될지 막막해서 힘이 든다.
그래서 함부로 포기할 수 없는 게 사람의 인연이다.
때로는 알게 모르게 배반을 일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내게 위로되었던 그 어느 날의 추억을 잃고 싶지 않아서,
옛말 할 수 있는 사람 하나는 꼭 두어야겠기에
얹짢은 분위기 쯤이야 슬며시 상쇄시킬 수 있는 오랜 신뢰로 얼마든지 가능할테지.
그렇게 믿으면서 또 인연의 끈을 부여잡는 것이 사람이다.
물질의 풍요로움에서 추출되어질 수 없는 진심이 담긴 마음,
한 겨울 눈 속에서 피어나는 복수초처럼
어려움을 겪어 낸 굳은 살 속에서나 발견해 내어질,
그것은 오래된 항아리 속 묵은 장처럼 은근한 중독일 수도 있다.
굳이 표출되어지지 않더라도.....
무능한 남편 때문에 속이 상할 대로 상한 여자는 눈자위가 붉어지도록 울었다.
기약없을 눈물이다.
덩달아 흐르는 눈물, 내겐 이미 끝이 난 회한이어도
함께 울어 줄 수 있는게 어딘가?
이로써 다시 나는 그에게 위로가 되었다.
내게 닥친 혼란이
한편으론 여자의 위로가 되었단들 뭐 그리 기분 나쁠 것도 없게 되었다.
옹졸하게 살자면 이 꼴 저 꼴 어찌 보고 살까?
외로움은 태어나는 순간 그림자로 따라 붙은 나의 분신.
철이 들면서부터 이것이 무엇인가? 따져 물었을 뿐,
한바탕 울고 나니 가뒀던 속이 시원한지 여자가 웃었다.
눈치는 볼지언정 내가 힘이 되어주는 건 분명하다.
그럭저럭 살고 볼 일이지.
내게 닥친 이런 저런 서러움일랑,
캐물어 나열하지 않아도 단박에 알아차릴 친구 하나 두었으면 그것으로 되었다.
부자가 아니면 어떻나! 나보다 낫지 않으면 어떻나!
보여지는 편견으로 잃어버릴 것이 더 많을 세상에
온전한 정신으로 사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가?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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