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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노릇을 한다는 것.....
    나의 글 2013. 12. 27. 12:04

    아주 때로는, 무심한 듯 바라보았다가 그것이 섭섭하다면

    다시 힘껏 당겼다가

    사는 일 또한 밀고 당기는 반복일 것을 매번 다지고 다져 보아도

    늘 제자리에서 맴맴 돌기를.....

     

    그 조절에 실패하면 상처를 받는 것이고,

    우연히 성공을 하면 더 이상 시련은 끝난듯 착각에 사로 잡힐 것이고,

     

    그럼에도 내쳐 가 보자는데 이의는 없다.

     

    나 다운 노릇에 정점을 찍을 때까지.

     

    무모한 욕심일랑 진작에 버리고 또 버렸어도

    치고 드는 부대낌으로 버틸 재간은

    다시 갈 곳을 잃고,

    혼란은 끝이 없다.

     

    자식은 여럿이라서 좋을 때가 있고, 애가 탈 때가 있고

    익히 들어온 바로 아롱이 다롱이라지만

    그 입맛을 흠 없이 맞추기란 이치를 거스를 교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자식은 인생의 과제가 아니고 선물이라는데,

    해치워 내야 할 여전한 숙제 투성이로

    버겁다기엔 거울 앞에 그리 늙지 않은 내가 있었다.

     

    아직은 멀었다.  관조하고 있기엔.....

    원하든 원치 않든 삶에서 투쟁해야 할 것들은

    내 삶에서 떨쳐내어지지 않을 눈물이거나, 웃음이거나 둘 중에 하나다.

     

    큰 아이가 둘째와 치열한 성토 끝에 짐을 쌌다.

     

    밤 열두 시,

    거실에 앉아 있는 내 앞을 보란듯이, 

    미처 모르고 지나칠까 자꾸만 왔다 갔다, 

    일부러 더 쿵쿵 소리를 내며,

    그래도 무심코 있는 척 했더니

    바퀴 달린 가방을 내 앞으로 보였다가 말았다가,

    속옷 몇 가지와 옷 몇 벌을 주섬주섬 다 들켜도 좋게 담는 것까지....

    딸까닥,  현관문이 닫혔다 다시 열렸다.

     

    대전과 분당 간 전화선 카톡을 타고 흐른 전쟁의 끝은

    언니의 KO패.  낮동안 큰 아이와 작은 아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야 눈치챘지만

    사실 서로의 성격에 대한 예민한 지적쯤이야 그러려니 넘길 수 있는 것을

    큰 아이의 성향은 용납할 수 없을 분노의 표현 방법이 그것이라는데....

    언젠가 이렇게 대형 사고가 날 줄은 예상하고 있었다.

    살면서 어찌 무슨 일이 없을까?

    알은체 했다간 대번에 모두가 엄마 때문이라 할까 그것이 성가시기도 했다.

     

    피해서 갈 수 있는 곳이라도 있으니 좋겠다.

    가만히 모른체 하려다가,

    딸깍 소리를 남기고 가출을 감행한 그 아슬아슬한 찰나를

    가뿐 심장 박동소리와 동시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가방을 끄집어 냈다.

    엄마가 최선으로 해낼 수 있는 엄마 노릇,

    이 방법이 옳은지,  어떤지는 정말 모르겠다.

    어떻게 하나 두고만 본다면,  그 또한 섭섭해 미칠텐데...

    적당한 푸념과 비명 지를 땐 질러야지.

    고요를 깨야 적당한 해법이 나온다면 쨍그랑 소리라도 내야지.

     

    무엇이 문제길래,  이 아이는 이토록 복잡한 걸까?

    적나라하게 언니에 대한 지적질을  해 댄 동생을 뭐랄 수도 없고.....

     

    한바탕의 기막힌 소동이 벌어지고,

    그럼에도 기어코 이 집을 벗어나 생각을 가라앉히고 와야만 한다면

    그리 해라.  내 최선은 이것 뿐임을

    너희에게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사는 중이니.....

    엄마의 자리란 이런 것임을 통감하는 아픔까지야 무얼 바라겠는가.

     

    대화란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무작정 마주 앉는 대화란 왜곡된 언어의 향연으로

    가슴만 답답할 진대.

     

    기어코 아이는 할머니네로 갔다.

     

    그리고 한참 후 들어온 메시지 하나,

    "엄마, 내일 들어갈께요.

    서로 마음 진정한 다음에 얘기하자. 저녁에 봉골레랑 디저트 해 줄께.

     그때 얘기하자.  진지하게....  미안해 집 나와서...  잘 자요."

     

    다들 그럭저럭 이렇게 사는 것인데, 

    날마다 따로이 진지한 대화가 어디 있다고, 이리 예민한가?

     

    하필이면 이 춥디 추운 날,  날짜도 참 잘 선택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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