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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런대로 어느새 세월은.....나의 글 2013. 12. 23. 15:00
감동이 충만할 때는 그 감동으로 멈춤이기를....
넷과 이분의 일이 되어진 모임장소는
일요일 저녁 여섯시 "바다 횟집"이랍니다.
다섯시 이십분,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나는 괜히 근처 이마트에 장을 보기로 합니다.
필요한 물품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닌데 지하 3층까지 만차가 되어진
굴 속으로 미끄럼을 탑니다.
연말에다, 휴일에다 막바지 분위기에 흥겨운 사람들은 모두 이 곳으로 모인 것처럼
계산대마다 줄로 가득한데, 얼핏 시계를 보면서
소스 몇 가지를 챙기고, 과자 하나, 컵라면 한 박스를
카드와 함께 올려 놓았습니다.
이렇게 표정관리를 위해 예행연습은 필수가 되었습니다.
입구에 세워진 익숙한 차들을 하나, 둘 세어보다가
불현듯 늦으면 먹어치워 줄어들 음식에 욕심이 났습니다.
유치함의 극치라 해도 눈치채는 사람 없이 혼자만의 생각이니
태연히 문을 열고 들어섰지요.
고작 십여분 밖에 안 지났건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음식 접시를 먼저 내려다 봤네요.
그 사이 뿔이 난 식탐은 바닥난 과메기 한 조각에....
누가 근처를 배회하랬나?
사실 난 먹을 것에 그리 탐을 내 본 적이 없는데,
근천스런 탐욕이 얼마나 우습던지.
그럼에도 내 자리는 상석이었습니다.
혼자니까 양쪽으로 넷씩을 거느린 왕처럼,
미안하니 얼마든지 누리라 합니다.
뻘쭘하면 지는 것이니 호탕한 웃음 한번 날리고,
늦은 이유란 언제나 일 때문인 것을 모르지 않을터
옹졸한 맘은 절대 들키지 않을 겁니다.
두 몫을 혼자 먹는 것이라, 은근슬쩍 안 먹는 듯 해도
골고루 다 먹었습니다.
회도 먹고, 음료수도 마시고, 초밥도 먹고....
일찍 결혼을 한 집은 벌써 사위를 보았고,
아직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은 중1까지 대화의 줄거리는 중구난방이지만
그런대로 오랜 친구들이라 다 가족같습니다.
누구도 꺼내지 못할 이름 하나는 무사히 웃음 속에 날려 보내고,
남자들은 당구장으로, 우리 여자들은 커피 전문점으로 흩어졌다 모이기로 했지만
그럭저럭 작년보다는 괜찮은 송년모임입니다.
"시간이 어느새.... 그래 세월이 참 빠르다. 이젠 고상하게 늙어가는 일만 남았네."
한 엄마가 내게 건넨 말입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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