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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대로 막내는 카톡 사진 두 장을 엄마에게로......
안개 자욱한 무대에 흐릿하게 마이크를 든 아이가 있다.
그리고 아주 낯익은 회색빛 잠바가 클로즈업 되었다.
아빠 옷을 걸치고, 행복한 얼굴,
편한 옷이 좋았던 게지.
찬찬히 들여다 보고 있으니 큰 아이가 불쑥
"엄마, 지금 그렇게 좋다고 웃을 때가 아니예요.
붙잡아 놓고 공부를 하게 만들어야지 저렇게 자유를 주면 어떡해요.
아마 아빠가 있었다면 저리 놔두지 않았을텐데, 좋은 대학을 못 가면 우리나라에서 할 것이 없잖아요.
엄마는 참 장래에 대해 관심이 없어요. "
새벽 여섯시 반,
곧 나가 봐야 하는데 느닷없이 일어나서 염장을 지른다.
엄마가 보기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을 왜 저리 안달 안달 하는지....
책상 머리에 꼬박 앉아서 주구장창 책이나 보고 있으라고?
가끔은 딴 짓도 할 줄 알아야지.
난 그렇게 못 한다. 사람이 행복이란 두 글자를 누리고 사는 일처럼 좋은 게 어딨다고.
내가 무심하다고? 그래 그렇다고 치자.
너희들이 아는 대안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 난리야.
그날 이후로부터 나는 무조건 즐겁게 살아야 하는 것을 일번으로 치면서 산다?
됐니?
대학이 인생이 전부라고? 난 생각이 달라.
무슨 일이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하면 안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어.
"엄마와는 얘기 자체가 안 돼."
너희들은 엄마보다 훨씬 젊으면서 참 고지식도 하다.
오늘 아침 이러고 나왔습니다.
하루종일 졸음이 쏟아지고, 힘이 빠지는 것이 아침의 소동 때문일까요?
자식과 제대로 소통하는 일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숨 막히도록 조이고 산 끝이 너무 허망해져서 느슨하게 살라고 하는 것인데,
아이들의 조급함은 끝이 없습니다.
난 널럴하게 여유 부리는 막내가 참 좋은데요.
학교에 가서 다른 아이들 못 하는 재미난 특기 얘기 늘어 놓으며 깔깔 거리는 그 모습이 정말 좋은데요.
반 합창대회에서 뮤지컬로 예고 간 아이보다
더 잘 해서 솔로를 맡은 우리 막내가 의젓하기만 한데.....
걱정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언니들과 엄마의 전쟁 속에서
책상에 앉아 학원 숙제를 하는 막내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자식은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애물단집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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