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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다시 온전하게 뜨거운 가슴이 되기 위해......나의 글 2013. 11. 24. 20:18
예전 직장 동료의 시아버님 부고 알림에 즈음하여
"고생 많이 하셨어요. 시부께서는 한평생 좋은 며느리 복받고 사셨네요.
맘고생 많이 되겠네요. 날도 추운데 넘 슬퍼하지 말고 힘내세요."
카카오톡 밴드에서 쉬지 않고 울리는 위로의 말과 함께 덧 붙여지는 계좌번호.
요즘 가감없이 펼쳐지는 부고 알림 실상이 이렇다.
영혼없을 위로를 주고 받는 틈새로 끼어들어 볼 것인가.
모두가 위선 같다 생각하자면 너무 이기적인가.
나는 조용히 계좌번호에다 5만원을 서둘러 입금시켰다.
드러내질 순서에 밀릴까 앞다투어 글 한 줄 남길 마음은 전혀.....
과연 무엇이 그리 슬플까?
서로 더 슬퍼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경쟁하고 있는 꼴이라니, 그래서 역겨웠다.
더 이상의 슬픔에 대하여는 동조할 의향이 전혀 없을 냉철함으로
스마트폰을 그만 덮었다.
나와 비슷한 절망이 아니라면 무의미한 것,
참으로 호의적이지 못하다.
가까운 이웃을 남편처럼, 친구처럼 여기며 살자 하는 결심도
열린 마음으로 기꺼이 적을 만들지 말고 살기로 한 결심도
이 변수 앞에선 냉담해 지기를....
어쩔 수 없다.
마음이 가로막는 장벽을 거스르는 일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가시 돋친 새침데기처럼 난감해지기까지, 피할 수 없는 아킬레스건이다.
삼일 내내 이 의식은 계속 진행 중이지만, 혹시나 기대를 한
내 가슴은 도무지 따뜻해질 기미가 없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죽음을 목격했던 마음은
제 아무리 평상심에 다가섰기로서니
녹아내리지 못할 아픔을 거스를 수 없음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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