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크랩] 형광등
    나의 글 2013. 11. 20. 18:19

    지난번 영아님 형광등 달다 쓰러진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니었다.

     

    며칠 전부터 막내의 방에 형광등이 나가 새로 갈아주어야 한다면서도 미루다

    오늘은 기어코 실천에 옮기기로 작정을 하고 집에 들렀다.

    오후 세시,  여간 해서 일찌기 집을 나오면 다시 들르는 일이 없어

    이 시간의 정서를 잘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내게 시간은 늘 아침 아니면 저녁,  이 두 가지로 분류되어 있었던 것 같다.

    낮시간 동안의 여유가 어떤 것인지,  한번쯤 누려도 보고 싶은데 이제 그런 날은 쉽지 않겠지.

     

    바퀴 달린 의자는 절대로 금물, 딱딱한 의자를 적당한 위치에 대 놓고 대충 어림잡아 보았다.

    형광등도 종류가 얼마나 많던지.......   

     

    우선 원형으로 된 뚜껑을 떼어내야 했다.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도 도대체 방법을 모르겠는데

    차마 관리실에 연락은 못하겠고,

    다급한대로 대전에 있는 둘째 전화번호를 누르고 말았다.

    오후 세 시 정도면 한창 수업 중일 것을, 무모하기도 해라. 

    그 아이라고 별 수 없을 것인데 나도 참,  먼 곳에 있는 아이에게 SOS를 치다니.

     

    등 뒤에서 진땀이 삐질삐질,  위로 치켜든 목은 끊어질듯 하니

    슬그머니 성질이 사나와지려 했다.

     

    어릴 적엔 백열 전구 하나로 방 전체를 밝히고도

    불편함 없이 살았었는데 왜 이리 챙기며 살아야 할 것이 많은가?

     

    에라 모르겠다. 관리실에 전화를 하자.

    진작에 그리 할 것을,  괜한 고집 부리느라 힘은 힘대로 쓰고는....

    그 복잡한 일은 능수능란한 아저씨로 인해 고작 몇 분여 만에  끝이 났다.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려 애썼던 후에 남은 후유증은 생각보다 크다.

    중노동을 하루종일 한 사람의 그것보다 더,

    지금까지 처져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기운이 다 된 모양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메모 :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가족  (0) 2013.11.22
    [스크랩] 이런 날엔...  (0) 2013.11.21
    [스크랩] 겨울 초입에....  (0) 2013.11.19
    [스크랩]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하여....  (0) 2013.11.18
    [스크랩] 사람의 말  (0) 2013.11.18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