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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러는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를 굳이 묻지 않기로...
내 삶에 걸림돌이 될 것이 아니라면 건너 뛰는 연습 오지게 하자.
터널 하나 지나 오면서 깨달은 것,
비로소 그럴 수 있을 이해 한가지 얻었다.
자정이 다 되도록 자신의 생일이라고 카톡에다 카운트 다운을 외치는 막내를 본다.
"이제 이십분 남았네, 곧 십분이네. 아 안타까운 내 생일!"
친구들에게서 시간이 없어 미처 선물을 챙기지 못했으니 예약이라도 받아 두어야 한댄다.
무엇이든 자신에게 해 주면 좋겠지만
알은체를 안 한다 해서 절망의 얼굴로 엄마를 아프게 하지 않는 아이답다.
나름 살아가는 방법이란다.
빵집에 들러 고구마케잌을 샀다. 괜찮다고 했지만 어디 그런가?
엄마가 미역국을 끓이고, 갈치조림을 만들고, 무우 생채를 간간하게 무쳐 내었을 때
주방 쪽으로 기웃기웃, 제 방에서 내쳐 잘 것 같더니 냄새를 맡고 나온 모양이다.
"다빈아, 한 번 간 좀 봐 줄래?"
- 어디요? 짜지 않고 괜찮은데요.
자신을 위한 저녁 준비, 만약에 귀찮은 핑계로 그냥 모른체 했다면 어쩔뻔 했나?
아찔했다. 저리 들떠 있는 것을....
"생일인데, 아무 것도 없다?"
시간대 별로 카카오스토리에 올려 놓은 심경의 변화, 한참동안 이었다.
정말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작년처럼....
끝없이 회색빛으로 퇴색되어지기엔
아이들의 웃음이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고 즐거워 보이는 것을,
그들의 흥겨운 시간 속으로 나를 옮겨 실었다. 뻘쭘하게 무임승차라고 해 두자.
중학생들의 생일 선물이란게
몽쉘통통 한 박스, 음료수, 쵸콜렛, 과자 등으로 온통 먹을 것 투성이지만
(거기다 이미 만난 그 자리에서 다 먹어 치우고 빈 껍질만 가득인)
그저 깔깔거리며 웃는다.
열한 시가 다 되어 빈 쇼핑백을 던져 놓고
"엄마, 나 미역국 먹을래요. 갈치조림과."
자기 날을 기어코 챙기겠단다. 고맙다. 아이야.
살 찔 염려 쯤이야 접어두고 맛나게 뚝딱 한 그릇 해치워 주다니...
고모가 사 준 아이스크림 케잌이 녹을까,
제 언니가 전전긍긍 애를 태워도
자정이 넘기 전 기어코 먹어 두어야 할 미역국의 의미란 무엇이었을까?
알 것 같다. 행복하고 싶은 아이의 복잡스런 갈망의 한 표현인 것을,
우린 너나 나나 모두 행복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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