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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편지....
    나의 글 2013. 10. 17. 12:56

    "이모!.....  저는 지금은 니편 내편 나누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생각해요.

    얼마나 서로를 생각하고 사랑하고 위하는게 중요한 거지....

    제가 "나는 엄마편!" 이렇게 말하는 건 너무 유치하잖아요.

    저 23살이에요.

    가족이라는게 이미 하나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구.

    가족이라는 책임감은 이미 저와 수련이 다빈이 모두 가지고 있어요.

    엄마 편이라고 말할 필요성이 없다는 거예요.

    이미 가족이고 엄마와 아빠의 딸들이고, 이미 하나인건데....

    이모가 저에게 편이 되어 주라고 얘기하시는 게 조금 이해가 안 되어서요.

    그동안 엄마의 편이 아닌 적이 없었는데,

    가족이라는 건 서로 상처를 주더라도 함께 껴안고 가야 하는 거잖아요.

    가족은 하나, 내 동생들도 저와 하나, 편이 아닌 하나잖아요.

     

    저도 그동안 속상한 일이 많았지만 가족이라는 이름 하나로 다 견디고 있어요.

     

    엄마 뿐만 아니라 어린 딸들도 힘든 건 마찬가지에요.

    앞으로 아빠 없이 살아가야 하는데 지금도 너무 불안하고,

    걱정도 많이 되고,

    제가 이 정도인데 저보다 어린 동생들은 얼마나 더 힘들겠어요.

     

    제가 지금 힘들어도 참을 수 있는 건

    저보다 어린 동생들이 앞으로 아빠 없이 살아가야 할 날들이

    너무 안쓰럽고 속상해서예요.

    앞으로 제 동생들이 얼마나 상처를 받을까 두려워서요.

     

    전 엄마 뿐만 아니라,  수련,  다빈이, 그리고 저를 키워 주신 할머니,

    엄마의 형제인 이모님들, 그리고 아빠의 형제인 고모님들

    이 모든 사람들을 결코 버릴 수 없어요.

    어느 한 분도요.

    돌아가신 아빠를 위해서, 그리고 엄마를 위해서요.

     

    전 제 가족을 지켜야 해요.

    어느 한 명의 편이 아닌, 상처를 받더라도 가족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저는 제가 상처받고 힘들더라도 가족 모두를 위해서 희생할 수 있어요.

     

    전 이모가 단순히 엄마의 편이 되어 달라고 하시는 것 이상으로 가족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걱정 마세요.

     

    그런데 엄마도 그걸 알았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자신이 싫다고, 그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았다고 딱 잘라버리지 말고,

    가족이기 때문에 용서해 주고, 끌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오랜 시간 저와 공백기간이 있었던 동생이

    최근 만나게 된 언니를 염려해서

    조카에게 엄마 생각 좀 해주라 말 한마디 조용히 건넸더니,  이렇게 장문의 편지를....

    제 딸의 생각이랍니다.

     

    뜨거운 솥 뚜껑에 잠깐 데인 자국이 이토록 오래 갈 줄을 그땐 몰랐지요.

    가능하지 못한 일들이 어디 있을까?

    그저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고.....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 안타까움을 가득 담아 평가할 뿐이고, 

    좀더 살은 어른들은 복합적인 상처가 뒤범벅되어져

    데인 자국,  덜 쓰라릴 순간을 준비할 뿐인데...

     

    나는 이제부터 아이들에게 더 이상 그것에 관한 어떤 설명이나, 변명을 하지 않을 겁니다.

    다른 것은 다 되어도 엄마가 할머니와 마주 할 수 없는 이유란

    아빠의 부재를 인정할 수 없는 그 단 하나의 안타까움,

    아마 모르긴 해도 할머니 또한 같은 생각일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굳이 수면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은 까닭이란 것까지....

     

    시간이 더 지나고 보자 했습니다.  성급히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이 있다고...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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