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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잊으란다고 잊혀질까만.....나의 글 2013. 10. 18. 09:45
차 안에서, 혼자 듣는 음악은 이제 너무도 익숙해.....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흐른다.
한편으로 생각하자면, 안타깝게 그리고 원통함을 배웅받고 떠나간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쭈글쭈글 주름투성이 될 때까지 생을 연연하며
그럼에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고 지껄이는 우리들의 다행스런 안도.
비굴한 처세 아닌가.
그리운 얼굴 하나, 요즘같이 차가운 날 덩그러니 떠오른 달을 보며
그 속에 오늘 내가 흘린 슬픔이라고,
그 속에 오늘 내가 뿌려낸 웃음이라고
허공일망정 기꺼이
이야기 늘어 놓아줄 상대 하나쯤 두고 갔다면
미련, 그리 많이 갖지 않아도 될 것이네.
훗날, 아주 이 다음의 나는 이 마저 호사를 누릴지 못할 것이니
참으로 다행인 줄.....
사람 하나가 말을 하네.
"옛날에는 죽은 사람이 어떻게 지옥을 가고 천당을 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었대.
지금처럼 종교가 다양하지 않았을 때니까.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확인을 하려면...
초상 난 집 주위를 살피고 있으면 문상 온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를 가만히 듣는 것이지.
'에이, 참 아까운 사람 떠났어. 젊은 나이에....' 하면서 혀를 끌끌 차면 천당이고,
'어휴, 그리 속 썩이더니 차라리 잘 됐어. 살아서 뭐해?' 소리를 듣게 되면 지옥이라고....
그럴듯 하지?"
되도록 귀는 크게 열어 두고 살 일이다.
들려오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가만히 듣다 보면 그럴듯한 이유로
마음이 편안해 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논리도 이젠 적당치 않아졌다.
행복에 겨운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
"사는 일이 다 그래?"
아우성 치며 걷어올릴 것에 집착하던 때,
나도 그랬지. 아무 것도 몰랐던 그 때는....
아들의 제자리에서 맴도는 성적으로 한탄을 하는 동생의 한숨도,
장사가 예전만 못하다고 실의에 빠진 후배에게서도,
이른 정년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걱정을 하는 옛 직장의 선배도,
아이 셋을 데리고 뉴욕으로 유학을 떠난 후배의 떨떠름한 후회 마저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허둥지둥이지만
그럭저럭 살 수 있을 나는,
잠자코 그들을 위로할 넉넉한 가슴 하나 두었네.
세상이 이처럼 뒤바뀌기도 하는 것을 두고 살만하다고 하는가.
마냥 한스럽다는 마음, 생각하기 나름이더라고....
지금 흘린 내 눈물이, 그 때와 달라진 것이라면
깜깜한 동굴 속에 갇혀 숨도 못 쉴 공포, 이젠 그것이 아니야.
이젠 적당히 반반씩 조율할 수 있을 능청스러움이 섞여
안쓰럽게 다가왔다가 뒤통수 맞고 쓰러질 판이라니...
그들이 내게서 한 수를 배워 고개를 한참 숙이고 가게 되었다네.
이만하면 잘 살아내는 것 아닌가.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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