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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봄날에 찾아오는 졸음처럼 한낮, 잠이 쏟아진다.
가을에도 이렇게 나른해지기도 하는구나.
처음 알았다.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고, 벌써 사흘째
병든 닭처럼 맥을 못 추겠다.
그동안 덕분에 떵떵거리며 잘 살았다는 생각을 했다.
애써 버티어냈던 고단함도
솟아난 삶의 편린들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곧 해체할 위험에 휩싸였다.
마음은 자꾸 기다리란다.
잠깐 다니러 간 사람이 곧 올 것으로
그를 기다리란다.
생각이 고단하니 자꾸 졸음이 온다.
내 이런 기억이 없었는데,
솜이불 들고 나올 기력마저 쇠잔되어 막막히
그저 드러눕고 싶어졌다.
잠잠한 시간, 돌파구를 찾아보건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지금 이대로 용 뺄 재주 없음도,
휴식이란다.
방법을 알 수 없을 땐 그저 가만히
침묵으로 세상을 응시하는 무심함에 길들여질 밖에......
나의 책임도 아니고, 너의 책임도 아닌
다 세상 탓이라 멀찌감치 미뤄두면 편할 오늘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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