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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졸음
    나의 글 2013. 9. 4. 17:25

    나른한 봄날에 찾아오는 졸음처럼 한낮,  잠이 쏟아진다.

    가을에도 이렇게 나른해지기도 하는구나.

    처음 알았다.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고, 벌써 사흘째

    병든 닭처럼 맥을 못 추겠다.

     

    그동안 덕분에 떵떵거리며 잘 살았다는 생각을 했다.

    애써 버티어냈던 고단함도

    솟아난 삶의 편린들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곧 해체할 위험에 휩싸였다.

     

    마음은 자꾸 기다리란다.

    잠깐 다니러 간 사람이 곧 올 것으로

    그를 기다리란다.

     

    생각이 고단하니 자꾸 졸음이 온다. 

    내 이런 기억이 없었는데, 

    솜이불 들고 나올 기력마저 쇠잔되어 막막히

    그저 드러눕고 싶어졌다.

     

    잠잠한 시간, 돌파구를 찾아보건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지금 이대로 용 뺄 재주 없음도,

    휴식이란다.

     

    방법을 알 수 없을 땐 그저 가만히

    침묵으로 세상을 응시하는 무심함에 길들여질 밖에......

     

    나의 책임도 아니고, 너의 책임도 아닌

    다 세상 탓이라 멀찌감치 미뤄두면  편할 오늘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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