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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괜한 통행료?나의 글 2013. 7. 4. 12:04
1,000원이 더해지고, 다시 2천5백원이 더해지다, 이젠 오백원, 다시 2천원으로 마무리?
이젠 다 된 것인가? 그럼에도 무사히 도착했으니 일단 한숨 돌리고....
한 시간이면 족할 거리를 두 시간을 훌쩍 넘어 약속 시간에 늦게 생겼으니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대학교 3학년인 큰 딸이 3박4일 일정으로 아이섹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데
오전 중 벌어진 헤프닝이랍니다.
괜한 배려가 지나쳤던 걸까? 좌석버스 타고 가든지, 지하철을 이용하면 안전할 것을 알면서도
왠지 자상한 엄마가 되고 싶었습니다.
출근시간이라 오전 7시, 그 시간대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잘못 하면 늦을 수도 있지 않을까? 잠깐 염려도 했지만
에라 모르겠다, 가 보는 거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스마트폰에 주소 검색을 입력하고 첫번 통행료를 내고 내쳐 달리면 될 것을
이상하게 자꾸 잘못 들어섰다는 음성이 들립니다.
진행하면 할 수록 도착시간은 20분, 30분씩 지연되는 것으로 찍히고
어찌 어찌 하다 과천 서울대공원까지 가고 말았으니....
그런데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한 겁니다.
분명히 도착해야 할 곳은 성균관대학교이니 강북일 것인데,
진로 방향이 수원쪽으로 가까이 찍히는 겁니다.
갓길에 차를 세워 봤습니다.
"엄마, 혹시 자연대학 쪽 성균관대 찍은 거 아녜요?
서울 혜화동에도 있고, 수원에도 있는데...."
- 맞다, 생각을 못했다.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한남대교에서 그냥 갔으면 될 것인데, 그때 확인했으면 좋았을 걸.
우리 이 아침에 지금 고스란히 한바퀴 돌아온 거 맞다.
"엄마, 괜찮아요. 늦으면 만원 벌금 내기로 했으니까, 그리 하면 되는 거고. 초행길이니 어쩔 수 없다 생각해요."
- 세인아, 정말 미안하다. 한 시간이면 도착했을 텐데, 두 시간이 걸리게 하다니..."
큰 아이는 웬만해선 화를 내지 않습니다. 급하다고 재촉도 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그럼에도 풀리지 않는 수학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앓다 헤어난 명쾌함이 먼저인지
나는 불안과 초조함에서 벗어나 쌩쌩 자동차의 속도를 조금 높여 봅니다.
왜 진작에 확인해 보지 못했을까를 후회하는 어리석음도 접고,
지금이라도 확인된 것을 참말 다행이라 여기는 것을 우선으로 두기로 합니다.
아이가 다운 받은 음악을 크게 틀고 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덕분인지 사방팔방 시선 닿는 곳곳마다 음악풍년입니다.
대학로 입구가 보입니다.
사거리에서 좌회전만 하면 바로 도착지인 것을 확인한 이후 나는 비로소 맘이 놓입니다.
그 여유를 틈타 20여년 전의 익숙한 그 곳, "난다랑" 자리를 발견했습니다.
지금은 우리은행이 그 자리를 차지했네요. 달라지지 않은 건 낡은 건물 그대로라는 것,
신호등이 빨간불로 정체된 순간을 이용해 빠르게 내가 살았던 동네를 훑어 보는 겁니다.
아이를 내려 주고 근처 친구에게 연락이라도 해볼까 잠깐 망설여 봅니다.
머물 시간, 이야기 늘어 놓기 시작하면 하루가 그냥 지날텐데 그만 두기로 합니다.
파란불의 신호등이 켜지기까지 참으로 많은 생각을 들었다 놨다를 하고....
무사히 학교 정문 안으로,
아이가, 두시간여를 앉아 있었더니 다리가 뻐근하다는 소리를 합니다.
본의 아니게 도로에서 미아가 되었기도 했지만
이 아침에 나는 한바탕 긴 여행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e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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