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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새벽, 그리고 나
    나의 글 2013. 6. 28. 09:35

    "언제가 제일 좋았어?"

    새삼스레 두 살 아래 동생이 카톡으로 묻는다.

    무슨 답을 원하는지, 평면으로 펼쳐진 글이란 때로 상상이 더해져 극과 극을 치닫는다.

    어째 굉장히 야한 얘기 같기도 하고, 무한한 슬픔이 뭉쳐진 것 같기도 하고

    과거형이 되어 버린 사람과의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일처럼 허무한 이야기꺼리가 또 있을까?

    난 답을 하지 않았다.

     

    쉬지 않고 스토리를 이어가는 카톡방은 동생이 뛰고 나는 운동장 같다.

    오랜 시간 휴전 중이었으니 꼬리에 꼬리를 달고 끌려나오는 이야기 보따리는

    지구 한 바퀴를 돌아도 남아 있을 듯....  비온 뒤의 땅이 더 굳어지는 것처럼...

    동생이 열 번이면 나는 한 번의 답을 하고, 사심도 사그라진  어릴 적 친구처럼

    내 옆에서 숨을 고르게 들이 마셨다 내쉬기를 반복한다.

     

    자칫 고독하려는 틈새로 동생이 들어왔다.

    적절하게 알맞은 순간,  누가 되었든 빈 자리에 사람은 채워지고

    그래서 떠난 사람만 가엾다라고 말하는 것인가.

     

    세상살이에 한바탕 바닥을 치고 난 사람끼리의 대화는 훨씬 수월하다.

    왜?, 어떻게라고 하기 보다  끄덕끄덕 수긍하는 고개짓 하나로 

    수없이 늘어놓을 변명에 비할 바 없을테니까.

     

    오늘 아침 일찍부터 카톡방이 울렸다.

    다섯시 반, 새벽기도에 다녀오는 중이라는 동생의 보고와 더불어 새벽교회 사진까지....

    이심전심처럼 나는 평화방송을 보고 있던 중이었는데,

     

    참으로 다행이다.

    이렇게 진솔한 마음이 되어 새벽을 시작하게 될 줄, 감사의 마음으로 열리는 하루가 가볍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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