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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엄마가 변했다?
    나의 글 2013. 6. 18. 10:16

    동생네 집은 연대 근처에 있었다. 

    오랜 시간 왕래를 하지 않아서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 했지만

    언니, 동생의 질긴 끈은 

    아, 누구? 굳이 부연설명이 필요없게 그 한 마디로도 알아들을 장치가 내재되어 있었다.

     

    십여년이 어제 같았다.

    우리가 정확히 언제부터 연락이 뜸해졌는지, 무슨 일로 그랬었는지

    이유나 알고 이야길 시작해야지

    그냥 웃고 떠드는 일도 모자라

    그만 다 잊어 버렸다.

     

    자매란 그런 것인가?

     

    언제나 냉정하게 처신을 하는 큰 얘는 

    이렇게 저렇게 사람 만나는 일에 적극성을 보이는 엄마가 무척 좋아 보였는지

    동생이 챙겨 준 옷들을 거실 바닥에 펼쳐놓고 

    어울리는 옷끼리 매치를 해 본다.

    "엄마, 흰 남방이랑 잉크색 바지랑 맞춰 입으면 훨씬 젊어 보이니까 이렇게 입고 다녀요.

     이 옷만으로도 한 계절 나겠어요."

     

    참으로 이상하지? 차디 찬 표정으로 엄마의 교만에 찬물을 끼얹듯 말하길 잘 하는 큰 얘의 독설에

    그럴 수도 있겠다 순응하는 나를 발견한다.

     

    "엄마가 늘 언제나 옳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건 교만이예요. 내게도 잘못이 있다는 생각을 해야지요.

     엄마가 피해자였다는 생각에서도 벗어나세요. 누가 누구를 함부로 비난할 수 있겠어요."

     

    얄밉도록 엄마에 대한 칭찬에 인색한 큰 얘지만

    요즘들어 변해가는 엄마를 바라보며

    "지금에사 얘기지만 옛날엔 어땠는지 알아요? 정말 외곬수였잖아요. "

     

    듣기 싫은 말일지라도 듣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아빠 뒤에 늘 숨어 있던 엄마로 인식하고 있는

    아이들의 오해가 맞는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든 지금에사 무슨 소용인가?

     

    지금 보여지는 모습이 과거형이건, 미래형이건

    인정하고 넘어간들 그깟 자존심이 무어라고.....

    살아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니면 다 버리고 가라는 아이가 참,

    엄마를 우습게 만든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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