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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다시 제자리?
    나의 글 2013. 5. 23. 17:48

    아이가 있는 병실 옆 침대의 50대 초반 여자는

    난소에 있는 물혹 수술을 했단다.

    2년에 한번씩 제거하는데도 완전한 치료는 장담할 수 없어

    6개월마다 검진을 하면서 계속 몸 상태를 확인한다는 여자,

    이번이 세번째 수술이었다고 했다.

     

    아이가 깜짝 놀랄만큼 아파 있는데도 별 일 아닌 듯한 표정이 이상했다며

    늦은 저녁에 묻는다.  다른 엄마들은 자식에게 얼마나 지극정성인줄 아는가?

    모르는 여자가 감히 나를 향해 지적을 한다.

     

    "그래요? 씩씩하게 살아야지 징징대면서 울적한 얼굴 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남편이 작년에 떠났거든요."

    - 아, 그랬구나. 그런데 참 씩씩하네요. 많이 슬프지 않나요?

    "이젠 다 괜찮아졌어요.  파도치던 과정들이 잠잠하게 안으로 숨어든 것 뿐이예요."

     

    나에 대해 굳이 별스럽게 취급할 것도 없다 싶어 지나간 한 장면을 훑듯

    이야기를 늘어 놓으니 제법 이해할 것도 같단다.

    어차피 지나치는 사람 중의 하나인

    그 여자가 나를 이해해 주면 어떻고, 이상하게 생각한들 더 이상 상처될 것도 없는 데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다니......

     

    여자가 다시 나에게 이런 말 해도 되느냐며 살짝 복도로 끌어당긴다.

    "지난 밤 아가씨 친구란 분에게 딸이 자신의 고충을 털어 놓는 것을 들었거든요.

     엄마에 대한 서운함이 얼마나 심한지 위선자라는 말까지 하던 걸요.

     자식에게 희생적이지 못하단 생각이 든 것 같으니, 무조건 잘 해 주세요.

     그리고 그 분이 그러대요. 견디기 힘들 것 같으면 할머니 집으로 가 있으면 어떻겠느냐고?"

     

    누구에게나 있을 엄마와 딸의 갈등 부분을 들어주는 사람에 따라

    확대해석하다 보면 심각해 질 수도 있을 터,

    그런데 잠깐 분노가 치밀었다.

     

    시댁식구들과  엮이게 되는 일은

    다시 힘든 일이 될 것 같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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