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랩] 무섭게 강해져야만 하는 이유나의 글 2013. 5. 22. 18:18
아빠가 빠져 나가고,
쓸쓸함과 허전함이 조금 익숙해질 즈음
지방으로 대학교를 간 둘째가 빠져나갔고,
그런대로 남은 셋이서 현상유지나 잘 하자는 식으로 연명을 하다
큰 얘의 일시적 부재로
우린 단 둘이 되었다. 중학생인 막내와 나,
집이 참으로 넓다고 느껴졌다.
"다빈이, 엄마 언니 병원에서 잘 테니까 혼자서 잘 수 있겠니?"
- 괜찮아요. 어차피 좀 있으면 잠 들 거고, 금방 아침이 올텐데요.한 사람 빠지는데 들은 시간은 꽤 오래였던 것 같은데
뒤이어 밀리는 쓰나미는 속도가 걸리는 것 없이 제법 빠르다.
때로는 끊임없이 내게 놓여지는 숙제가 있어 감사하기도 하다.
"참 너는 복도 없다. 이제 좀 살만 하면 사건이 터지고, 그러니..."
- 언니 복이 없는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생긴 것 뿐이야.
차는 너무 오랫동안 부려 먹었으니 이제 그만 떠날 때가 된 것이고,
사람이 아픈 것도 피할 수 없는 일이고....
나이 많은 언니는 표현을 너무 자기 식대로 내뱉어서 큰 일이다.
"그런데 너 어제 말이 참 무섭더라. '사람이 죽을 수도 있고, 살 수도 있고
다 제 운명인 것이지.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전전긍긍 애태우면 뭐하나,
지금 벌어진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기도 버거운데... ' 그렇게 냉정하게 말하는 걸 듣고
무서웠다."
내가 그랬었나? 무섭게 강해져야만 살 수 있는 세상이라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 와중에도 자신이 상처받은 바를 얘기하는 언니의 삶은 참 여유롭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아픈 후에는..... (0) 2013.05.24 [스크랩] 다시 제자리? (0) 2013.05.23 [스크랩] 삶이란.... (0) 2013.05.21 [스크랩] 아픈 자식, 그리고 상처 (0) 2013.05.20 [스크랩] 1년이든, 100년이든 같은 삶인 것을... (0) 2013.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