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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너도 가고, 나도 가고.... 그러니 그만 슬퍼하자.나의 글 2013. 5. 16. 08:40
나와 가장 가까워 하루에 한 번씩은
반드시 전화통화를 해야만 하는
둘째 언니의 나이는 예순 여덟살,
그렇게 내게 연연하는 고마움을 감히 성가시다는 핑계로
가끔은 전화벨이 받을 때까지 수도 없이 울려 대도
들리지 않을 곳으로 더 멀리 멀리 도망을 치기도 했었다.
도망을 간들 어디로 갈 것인가.
어차피 손바닥 안 인 것을.....
감정의 파도가 내 의지로 잡히지 않을 땐
이런 처지가 역겨워
감히 미움의 상대도 많았었다.
여기 저기서 비웃는듯한 냉소적인 웃음이 깔깔대며
귀를 부산스럽게도 하던 그 때엔,
언니에게 4년 전 남편을 떠나 보낸 동서가 오늘 처음으로 연락을 해 왔단다.
"형님 궁금해서 전화 했어요. 이젠 괜찮네요. 3년 고비가 넘어가고 나니
견딜만 해졌어요. 저도 딱 20년 살았어요. 동생 얘기 들었네요."
- 나중엔 정말 괜찮아진댄다.
삶과 죽음의 속박이 애초부터 정해졌던 누군가만의 일인 것처럼
겪지 않은 이들은 그저 뜬금없을 소설 같은 얘기.
하기사 나 살기도 버거운데
설움에 북받쳐 울고 불고 그 난처함을 위로하기란 얼마나 난처할까?
조용히 연락을 끊어두는 게지.
여기까지 짧은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귀찮은 듯, 애잔한 듯,
애쓰며 사는 우리 같은 사람에 대해
성가시게 연락하며 궁금해 하는 일도 관심임을
귀찮아 해선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궁극적으로 그들은 송곳으로 찌르듯
이따금씩 눌려지는 통증을 알리 없지만
알아달라고 매달리는 일은 한심할 뿐,
그러니, 헛된 감정일랑 하나씩 내버리며 가자.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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