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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짧은 이별 긴 사랑나의 글 2013. 5. 7. 16:13
둘째가 대전으로 돌아갔다.
원래의 집이 이 곳이건만,
그곳이 자신의 고향인양 그렇게 머물 곳으로 돌아갔다.
전날 치열하게 쌈박질하며 서로를 못 마땅해 하던 얼굴을 뒤로 하고
터미널에서 언니와 동생이 손을 흔든다.
스무살이 넘게 큰 것들이 철없는 모습으로 낄낄거리기도 한다.
되었다. 이젠 되었다.
그런 모습이면 엄마는 안심이다, 그렇게 웃고 살자.
막내는 학교를 갔으니 어쩔 수 없고,
늦은 점심을 먹고 나와서 안 먹어도 된 다는 것을
야탑역 시외터미널 앞 열무국수 집으로
큰 얘와 둘째를 기어코 몰아넣었다.
어제 다툼의 앙금을 털지 않고 이대로 떠나면
작은 아이가 영영 안 돌아올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다.
"엄마, 언니가 가끔 심통을 부려도 난 상처 따윈 안 받아.
오히려 언니가 상처를 받을 걸."
큰 얘 듣는데서 역시 쿨한 둘째의 성격을 마냥 칭찬할 수도 없고,
작은 얘 듣는데서 신중하고 조심스런 소심함 때문에 과감할 수 없는
큰 얘의 위치를 이해하라 할 수도 없는
엄마의 마음은 언제나 착잡하다.
싸우고 화해하고 그러면서 사는 게 가족이라지만.....
만남과 이별이 반복될 수록 감정이입을 최소화하기로
각자 무언의 약속을 한다.
다른 일로도 눈물을 쏟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엄마, 대전에 놀러 와."
마냥 자기가 살 곳처럼 바쁜 엄마를 오란다.
- 그래 꼭 한 번 가야지.
예전 같으면 "네가 오면 되지 뭘 오라 그러냐" 할 텐데,
간절하게 말하는 아이의 눈에서
따뜻한 정이 그리운 아직은 어린 나이임을 느낀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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